아직 꽃샘추위가 사람들의 몸을 움츠리게 하지만, 10℃를 오르내리는 한낮의 온기는 어느덧 봄이 지척에 다가왔음을 알려주고 있다. 예부터 봄소식을 가장 먼저 전한 먹거리는 미나리였다. 찬바람 속에 숨어 있는 따스한 봄의 온기를 만끽하기 위해 가족, 또는 친지들이 봄나들이에 나설 때면 어김없이 미나리가 함께했다. 도란도란 모여 앉아 구운 삼겹살을 미나리 쌈에 싸서 먹는 그 맛은 행복 그 자체였다.
미나리는 비타민 A, B1, B2, C는 물론 단백질, 철분, 칼슘, 인, 섬유질, 무기질 등 영양성분이 풍부한 알칼리성 식품이다. 또한 이소람네핀, 페드시카린, 알파피넨, 미드센을 0.066% 함유하고 있어 쌀을 주식으로 하는 우리나라 사람들의 혈액이 산성화되는 것을 막아주고, 중금속 해독 능력을 갖춰 정신을 맑게 해주는 효과가 있다. 동의보감과 본초습유에는 수근 또는 수영이라 하여 잎과 줄기를 귀한 약재로 사용했다.
미나리를 그저 한때의 나들이 메뉴로만 이용하기에는 아깝다는 생각이 든다. 미나리를 활용해 일상적으로 즐길 수 있는 간단하지만 구미 당기는 일품요리를 소개한다.
◆미나리 김밥=미나리의 상큼한 맛과 향을 느낄 수 있는 건강식이다. 재료가 미나리일 뿐 일반 김밥을 싸는 요령과 별로 다르지 않다. a)먼저 생미나리를 식초와 간장을 1대1로 섞어 30분간 절인 뒤 물기를 짠다. b)생미나리를 끓는 물에 살짝 데쳐 준비해 둔다. c)생미나리의 잎을 잘라내고 줄기만 깨끗이 씻어 준비한다.
첫 번째는 일반 김밥의 단무지 역할을 하고, 두 번째 재료는 사각사각한 맛을 내는 오이 역할을 한다. 재료 준비가 끝나면 참기름과 소금으로 간을 한 밥을 김 위에 올려놓고 김밥을 말면 된다. 미처 알지 못했던 미나리의 맛을 즐길 수 있다.
◆미나리 샌드위치=아직 미나리잼이 상품화되어 있지 않아 먼저 잼을 직접 만들어야 한다.(특허취득 완료, 조만간 상품화 예정) 잼 재료로 a)미나리 줄기를 1㎝ 간격으로 잘게 다지고, 제거된 잎은 믹서에 갈아 준비해 둔다. b)미나리 발효원액을 준비해 둔 잎'줄기와 함께 졸이면 잼이 되는데, 미나리 발효원액이 없을 경우 흑설탕을 넣고 졸여도 된다. 미나리와 설탕의 비율은 1대1이 적합하다. c)걸쭉한 잼 상태가 되면 찹쌀가루를 한 스푼 넣는다. 시판되는 제품은 이 단계에서 전분 등을 사용하지만, 가정에서는 맛이 좋고 건강에도 좋은 찹쌀을 이용하는 것이 좋다. 5분 정도 더 졸이면 잼이 완성된다. d)생미나리를 잘게 다지고, 계란이나 참치, 케첩, 마요네즈 등 기호에 따라 추가 재료를 준비한다.
미나리 샌드위치는 느끼하지 않고 상큼한 맛이 특징이다. 미나리는 엽채류 중 알칼리 성분이 가장 강하다.
◆미나리 잡채=a)당면을 끓는 물에 데친다. b)묵은지 김치를 깨끗이 씻어서 채 썬다. c)미나리를 5㎝ 간격으로 썰어 놓는다. d)간장과 깨소금 등으로 잡채에 밑간을 한 뒤, 묵은지와 참기름을 넣고 프라이팬에 볶는다. e)마지막이 중요하다. 불을 끈 상태에서 미리 준비해둔 미나리를 프라이팬에 듬뿍 넣고 섞어주면 미나리 잡채가 완성된다. 이렇게 하면, 미나리의 숨만 죽고 향은 살아 미나리의 아삭한 질감을 최대한 살릴 수 있다.
◆미나리떡=생미나리를 가지고 방앗간에 가면 떡으로 만들 수 있다. 쌀은 산성이 강해 소화가 잘 안 되는 경향이 있는데, 미나리의 알칼리성이 이를 중화해 주기 때문에 소화를 도와준다. 위장이 나쁜 사람들이나 변비가 있는 사람들에게 특히 미나리떡을 권장한다.
◆미나리강회=간단한 요리지만 미나리의 독특한 향과 맛을 즐길 수 있다. a)미나리의 잎을 떼고, 줄기는 끓는 물에 살짝 데친다. b)생미나리 줄기를 5㎝ 간격으로 썬다. c)묵은지는 5㎝ 간격으로 채 썬다. d)썰어놓은 생미나리와 묵은지 적당량을 데쳐 놓은 미나리 줄기로 말아주면 미나리강회가 완성된다.
미나리강회는 미나리의 아삭한 맛과 묵은지의 새콤한 맛이 어우러져 반찬이나 술안주로 안성맞춤이다.
석민기자 sukmin@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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