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인구·자원·세계화·기후로 결정될 미래의 모습은…"

2050 미래쇼크/로렌스 C. 스미스 지음/ 장호연 옮김

미국의 미래학자 앨빈 토플러는 1960년대 중반 저술한 '미래쇼크'라는 저서에서 오늘날 우리가 살아가는 세계를 놀라우리만치 정확하게 예측했다. 당시 그가 예측한 40년 후의 사회는 지식기반사회, 정보 기술이 혁신적으로 발전한 사회였다. 권력 이동과 디지털 혁명 등 그 변화의 속도는 갈수록 빨라질 것이고, 그 속도를 따라잡지 못하는 사람들은 심리적인 충격(쇼크) 상태에 빠질 것을 우려했다. 그의 예견대로 현대 사회는 인류가 지구상에 존재했던 그 어떤 시기보다 놀라운 테크놀로지 문명을 이루었다.

그렇다면 앞으로 40년 뒤의 세계는 어떤 모습으로 우리에게 다가올 것인가? UCLA 교수이자 퓰리처상 수상자인 제레드 다이아몬드는 '문명의 붕괴'라는 저서에서 문명이 왜 실패하는가에 답하기 위해 인류의 역사를 살폈다. 이스터섬, 르완다 같은 과거의 붕괴 사례와 18세기 일본의 위기를 돌아보면서 다섯 가지 결정적인 위험요소를 찾아냈다. 생태계 파괴, 무역 파트너 상실, 적대적 이웃, 불리한 기후 변화, 환경 문제에 대한 사회의 대처 방식이 그것이다.

반면 UCLA 교수인 이 책의 저자는 거꾸로 질문을 던졌다. 새로운 문명은 어떻게 성장하는가라고 물었다. 그는 경제적 동기가 가장 중요하고, 그 다음으로 자발적인 정착민, 안정적인 법규, 굳건한 무역 파트너, 우호적인 이웃, 유리한 기후 변화가 문명을 장려한다고 진단했다. 이 가운데 어떤 것도 그것 하나만으로는 새로운 정착지를 건설할 수 없지만, 여러 개 또는 모두가 더해지면 주요 정착지가 생겨나거나 기존의 전초 기지가 확장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저자는 컴퓨터 첨단 모형 기술과 과학지식을 동원해 향후 40년 후 지구의 모습을 결정지을 핵심요인으로 '인구통계적 변화'(노령화 등) '천연자원 수요' '세계화' '기후변화'를 추출했다. 이 네 가지 지구적 힘의 동향이 앞으로 40년간 이어진다고 가정하면서 과감한 '사고(思考) 실험'을 강행했다.

이 가정과 실험에 따르면, 미국을 포함한 북극권 8개국(캐나다, 러시아, 덴마크, 아이슬란드, 노르웨이, 핀란드, 스웨덴)은 갈수록 부유해지고 강력해지며 정치적으로 안정된다. 하지만 적도에 가까운 나라들은 물 부족, 인구 노령화, 치솟는 에너지 가격, 해안 침수로 큰 타격을 입게 될 것으로 예측됐다. 이에 따라 앞으로 북극권에서 인간의 활동이 늘어나고 북극권의 전략적 가치와 경제적 중요성은 더욱 커지리라는 것이 그의 핵심적 주장이다. 지구 온난화 등 이상기온 현상으로 북극이 녹고 생물종이 멸종하며 세계 차원의 재해가 발생하고 있지만 이는 오히려 기회(?)라는 설명이다.

잘사는 나라에 '희망'을, 가난한 나라에 '절망'의 메시지를 전하려는 것이 아니다. 2008,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 겪었듯이 하나로 통합된 세상에서는 '승자'도 '패자'도 함께 고통을 겪을 수밖에 없다는 연대의식과 통찰이 이 책에 담겨 있다. 인류의 선택에 따라 컴퓨터 데이터와 모형은 충분히 바뀔 수 있으며, 우리가 어떤 세상을 원하며 어떻게 연대해갈 것인가에 따라 우리의 미래는 결정된다는 것이다. 472쪽, 1만8천원.

석민기자 sukmin@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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