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새누리 공천 '기획'說 처음부터 다 정해놨다

물갈이 등 시나리오 소문…점찍어뒀던 인물은 금품 의혹 있어도 낙점

새누리당이 9일 4차 공천발표에 이어 이르면 11일 5차 공천발표를 통해 대구경북 지역에 대한 추가공천을 예고한 가운데 '특정인사 공천과 배제를 당초부터 기획했다'는 시나리오 공천설이 확산되고 있다.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과 가까운 핵심인사들이 공천의 밑그림을 그리고 반드시 낙천시켜야 할 '살생부 리스트'와 현역의원 교체폭을 정한 뒤 이를 공직후보자추천위원회에 전달, 공천을 확정 짓는 방식으로 공천이 이뤄지고 있다는 것이다. 9일 정의화'유기준 의원 등을 재공천하고 허태열 의원 등을 탈락시킨 부산지역 공천의 배후에도 일찌감치 공천을 받은 이 지역 친박계 핵심인사의 거중조정이 있었다는 소문이 흘러나오고 있다.

특히 이날 공천위가 손동진 후보를 경주지역 공천자로 확정'발표했지만 손 후보는 경북경찰청으로부터 금품살포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다는 사실이 보도되면서 기획공천설이 확산되는 계기로 작용하고 있다.

대구경북의 대부분 지역의 공천자가 확정되지 않았다는 점을 감안 할 때 사실 관계를 더 확인한 후 공천을 확정하는 것이 정상적인 수순임에도 불구하고 이날 발표를 강행한 것은 짜여진 각본에 따른 '기획공천설'을 뒷받침한다는 강한 의혹을 받고 있다.

2차 공천발표 때 단수후보로 공천을 받은 경기도 안성의 김학용 의원도 공천발표 후 '명절 떡선물세트를 돌렸다'는 의혹이 일면서 선관위가 조사에 착수했다.

이번 4차 공천발표에서 친박계 이종혁 의원과 청와대 시민사회비서관을 지낸 친이계 이성권 전 의원을 밀어내고 공천받은 부산진을의 이헌승 전 부산시 협력관도 대표적인 친박계 챙기기라는 지적이다. 이 전 협력관은 2007년 한나라당 대선후보 경선 때 박 위원장의 수행부단장을 지냈다.

'친박계 살리기'와 '친이계 죽이기'라는 두 가지 기준 외에는 별다른 전략이 보이지 않는 새누리당의 공천에 대해 당 안팎에서는 정두언 의원의 언급처럼 "최재오, 권방호, 현종복 등 3인방이 공천을 주도하고 있다"는 비판이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다. 친박계 핵심인 최경환 의원, 비대위와 공천위 핵심인 권영세 사무총장, 공천위에서 전략공천을 맡고 있는 현기환 의원이 2008년 총선에서 공천을 주도했던 것으로 알려진 '이재오, 이방호, 정종복'과 똑같은 역할을 하면서 그 전철을 밟고 있다는 뜻이다. 대구경북 공천을 둘러싼 친박계 핵심 인사들 간의 갈등설도 터져 나오고 있다. 대구경북지역 공천에 대해 유승민 전 최고위원과 최경환 경북도당위원장의 입장이 엇갈리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대구에서는 10일 현재 유 의원과 조원진 의원 등 2명의 공천만 확정되고 6곳이 전략지역으로 선정되고 이한구, 주호영, 서상기 의원의 공천 여부가 확정되지 않은 반면 경북에서는 7곳에서 경선이 실시되고 공천자가 발표되지 않은 곳은 고령성주칠곡밖에 없다. 유 전 최고위원는 대구지역 공천에 대해 공천위에 지역여론을 전달하면서 지나친 물갈이 시도와 낙하산 공천에 대한 역풍을 경계해야 한다는 입장을 거듭 전달했으나 공천위가 유 전 최고위원의 조언을 받아들이지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서명수기자 diderot@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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