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미래 기술 명장의 산실, 지역 마이스터고 현장

철강 분야 마이스터고, 포항제철공고
철강 분야 마이스터고, 포항제철공고
원자력분야 마이스터고, 평해공고
원자력분야 마이스터고, 평해공고
취업 100% 마이스터고가 뜬다, 경북기계공고
취업 100% 마이스터고가 뜬다, 경북기계공고 '우리는 미래의 기술 명장'. 취업률 100% 달성을 기치로 내건 마이스터고의 졸업생들이 교사들과 함께 기술 명장의 미래를 꿈꾸며 실습에 열중하고 있다.

'명인'을 일컫는 '마이스터'(Meister)라는 말이 요즘 교육계에서 뜨고 있다. '마이스터고' 얘기다. 마이스터고는 학력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고 잠재력을 갖춘 고교생을 선발해 산업체가 필요로 하는 전문인력으로 육성하자는 취지로 2010년 첫 등장했다. 최근에는 포스코가 마이스터고 학교장 추천을 받은 학생을 대상으로 인성검사'면접 등을 실시해 매년 100명을 우선 선발하겠다고 밝히면서 화제가 되고 있다.

교과부의 '고교 다양화 프로젝트' 일환으로 등장한 마이스터고는 내년에 개교하는 곳을 포함해 국내 33개교에 이른다. 기존 특성화고(구 전문계고) 중 교과부는 농업, 해운 등 다양한 분야의 마이스터고 지정 확대를 추진해 향후 50개교까지 늘린다는 목표를 세웠다. 지역에선 기존 경북기계공고, 구미전자공고, 금오공고 이외에 포항제철공고(철강)와 평해공고(원자력)가 마이스터고로 새롭게 지정돼 내년 3월 개교한다. 취업에 강한 마이스터고의 현장을 살펴본다.

◇'영 마이스터' 키운다…정원 155% 취업보장

◆철강 분야 마이스터고, 포항제철공고

"경상북도는 전국 광역자치단체 중 3번째로 많은 산업단지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특히 포스코 등 철강 관련 산업체가 대거 자리 잡고 있어 이 분야의 인력 양성이 시급합니다."

포항제철공고는 내년에 철강산업 분야 마이스터고(학년당 180명)로 새롭게 개교한다.

지역 특성상 포스코특수강, 포스코켐텍, 포항산업과학연구소, 포스코 기술연구소 등 철강 관련 산업체와 연구소가 위치해 있고 포항지역 철강산업단지 조성에 따른 우수 기술'기능인력 양성의 필요성에 따라 전환이 결정됐다.

기존 재료기술과는 '철강기술과'로, 자동화기계과는 '철강생산자동화설비과'로, 전기제어과와 전자과는 '철강전자제어시스템과'로 전환한다. 과별로 3개 학급씩 각 60명 정원, 전국 단위 선발이다.

포항제철공고는 마이스터고 개교를 위해 착실히 준비 중이다.

학급당 교사 정원은 2.8명으로 일반 특성화고 1.89명에 비해 더 많은 교사를 확보했다. 취업의 관건인 산학협약 취업 약정과 예산 유치에도 심혈을 기울였다. 포스코와 포스코패밀리 15개사 180명, 기타 철강 관련 18개 산업체 100명 등 지난해 7월까지 총 33개 산업체로부터 280명의 취업보장 협약을 체결했다. 포항제철공고 졸업 정원의 155%나 된다. 또한 철강마이스터 육성을 위해 포스코교육재단 60억원, 포항시 4억원, 산업체 1억2천만원 등 기자재 확충 등으로 65억2천만원의 예산 유치를 끝냈다.

'영 마이스터 육성'을 목표로 졸업생들의 진로 경로 모델도 제시했다. 마이스터고를 졸업하면 철강제조기술'혁신공정기술'정비기술 분야로 진출, 주니어 마이스터와 시니어 마이스터를 거쳐 최종적으로는 최고 기술 전문가(마이스터)로 자리 잡게 된다는 것.

학교 측은 이를 위해 열처리기능사, 전기기능사, 비파괴검사기능사 등 1인당 6개 이상의 자격증 취득을 목표로 교육하고, 영어 활용 교육도 강화한다.

박일수 교장은 "우수학생 유치와 최신 기자재 도입으로 21세기형 선진 직업기술교육의 인프라를 구축해 철강분야 영 마이스터 육성에 힘쏟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원전 맞춤 인력 육성 기숙사·학비도 면제

◆원자력분야 마이스터고, 평해공고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원전 수출, 국내 원전 증설 등에 힘입어 원전 분야 기능인력의 수요가 크게 늘 것으로 예상됩니다."

울진의 평해공업고등학교는 내년에 원자력분야 마이스터고로 새롭게 문을 연다. 현재 울진에는 한국수력원자력(주) 울진원자력본부, 울진원자력교육원, 한전KPS(주) 울진사업소, 현대건설(주) 울진사업소, GS건설(주) 울진사업소, SK건설(주) 울진사업소 및 협력업체 등 원자력발전설비 분야와 관련한 다양한 기관과 업체들이 자리 잡고 있다.

백기흠 교장은 "한수원에 입사한 신입사원이 현장에 투입되려면 7, 8개월의 연수를 거쳐야 하지만 원자력 마이스터고를 졸업하면 바로 현장에 투입될 수 있도록 기업 맞춤식 교육을 시행할 계획"이라며 "졸업생 전원이 원자력 산업체에 취업이 될 수 있도록 국내 최고의 마이스터고로 만들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백 교장은 1978년 한전에 입사해 줄곧 발전과 건설, 정비와 엔지니어링 등 기계 분야에서 다양한 경력을 쌓았다.

평해공고도 개교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개교를 앞두고 기존 기계과를 '원전산업기계과'로, 전자과를 '원전전기제어과'로 전환했고 학년당 80명 정원으로 학교 편제를 바꿨다. 입학생에게는 기숙사와 학비 전액 면제, 방학 중 어학연수, 저소득층 장학금 지원 혜택 등이 주어진다.

원자력 분야 기업과의 산학협력에도 적극적이다.

한국수력원자력(주)과 산학협약을 체결, 마이스터고 공동교육과정 운영 지원, 실무능력 향상을 위한 전문가 및 실습기자재를 지원받게 된다. 향후 평해공고 졸업생이 원자력 관련 자격증을 취득하고 사원 선발 규정에 적합할 경우 우선 채용된다. 이뿐만 아니라 한전KPS 등 관련 24개 업체와도 재학생 정원의 150%인 120명에 대한 채용협약을 체결했다.

학교 측은 "마이스터고 학생들은 직업기초능력, 실무외국어능력, 전공실무능력을 갖추고 원자력 발전설비 분야 100% 취업을 목표로 양성된다"며 "취업 후 4년간 입영 연기 및 유망 대학과의 연계를 통한 학위 취득이 가능하다"고 소개했다.

◇산업체와 융합교육 취업률 100% '대박'

◆취업 100% 마이스터고가 뜬다, 경북기계공고

경북기계공고는 올해 마이스터고 전환 3년차에 접어든 '1기 마이스터고'다. 경북기계공고의 사례를 살펴보면 마이스터고의 성과와 미래를 가늠할 수 있다.

학년당 정원이 300명에 이르는 대형 마이스터고인 경북기계공고는 올해 한마디로 '취업대박'을 일궈냈다.

학교 측에 따르면 현재 3학년 재학생 가운데 한국수력원자력 17명, 삼성전자 6명, 코오롱 20명, STS반도체 7명, 삼성중공업 2명, 한국전력 8명이 취업 확정됐다. 여기에 포스코 12명, 한전KPS 5명, 남동발전소 7명, LG실트론 10명, LS전선 5명의 추천을 요청받아 놓은 상태로 100여명이 대기업체에 취업 준비를 하고 있다.

또 지역 중견 기업인 이수페타시스 10명, 평화발레오 10명, (주)화신5명, 아진산업(주) 10명, 모토닉(주) 10명, (주)삼보모터스 5명, 세원물산 (주)10명, (주)에스엘 등에서 60여명이 채용 약정이 돼 있고, 이 외 40여개 중소기업로부터 150여명이 채용 약정돼 전원 취업 성과를 기대하고 있다.

학교 측이 지역 상공회의소, 기계 및 금형협동조합, 각종 산업 클러스터 등의 기업과 단체를 찾아가 마이스터고를 홍보하고 활발한 MOU를 체결한 성과다. 특히 공업고교에서는 처음으로 1학년 전공 교차실습 과정과 3학년 전공프로젝트 및 학과 간 교차 전공과정을 운영하는 등 산업체가 요구하는 '융합교육'을 시도하고 있다. 이를 위해 산업체 전문가와 함께 교육과정을 수립하고 교재를 개발했다.

이상배 교장은 "지난 10여년간 특성화고들은 전문적인 직업교육 보다는 생활지도에 급급한 수준의 지도밖에 할 수 없었다"며 "마이스터고로 전환되면서 폭넓고 깊이 있는 교육과정을 수립하고 전문적인 기술교육을 하게 됨으로써 고교 직업교육을 한 단계 높일 수 있는 계기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최병고기자 cb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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