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4년 오늘, 미국 뉴욕의 한 바에서 새벽까지 일하던 캐서린 제노비스가 집 근처에 주차한 후 서둘러 집으로 향했다. 이탈리아계 미국인인 29살의 제노비스는 10년 전 그녀의 어머니가 살인 사건을 목격한 후 가족이 뉴욕에서 코네티컷으로 이사했으나 홀로 남아 고달프게 살아가는 중이었다. 그때 윈스턴 모슬리라는 남자가 다가와 그녀에게 흉기를 휘둘렀다. 심한 상처를 입고 쓰러진 그녀는 도와달라며 큰 목소리로 외쳤다.
인근 아파트에 잇따라 불이 켜지며 주민들이 내다보았으나 연인들의 다툼 정도로 여기는 등 도우러 오지 않았다. 다만 한 사람이 "그녀를 내버려두시오"라고 소리치자 범인이 달아났다. 그러나 범인은 다시 돌아와 흉기를 휘두르며 성폭행을 저질렀고 그녀는 끝내 숨졌다. 뉴욕 타임스는 범행이 35분 동안 진행되는 동안 38명의 아파트 주민이 이를 지켜보았으나 그녀를 방치했다고 보도했다.
이 사건 이후 심리학자들이 어려움에 빠진 사람을 지켜보는 사람이 많을수록 책임감이 분산돼 돕는 사람이 없어지는 현상을 연구하게 됐고 '방관자 효과'라는 심리학 용어가 생겨났다. 살인범 모슬리는 사형에서 종신형으로 감면되고 나서 78세인 현재에도 교도소에 있다.
김지석/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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