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천시 아포읍 지동초등학교는 올해 신입생이 한 명도 없다. 현재 2학년생 1명을 포함해 전교생이 12명에 불과한 이 학교는 2'5학년, 3'6학년이 한 교실에서 공부하는 '복식수업'을 하고 있다. 1948년 지동국민학교로 개교한 이래 60여 년 만에 학생이 없어 폐교를 걱정해야 하는 처지가 됐다. 이 학교 관계자는 "김천지역에 소규모 학교가 많다. 이러다가 중점 폐교 대상 학교가 되지 않을까 걱정"이라며 안타까워했다.
경북도내 학생 수 급감 현상이 심각한 수준이다. 최근 수년 동안 신입생이 한 명도 없는 초교가 30개 안팎씩 발생하고 있는 가운데 올해는 처음으로 신입생이 한 명도 없는 고교가 등장했다.
경북도교육청이 이달 초 도내 초'중'고교의 신학기 학급 편성을 한 결과, 올해 신입생이 한 명도 없는 도내 초교는 30개(분교장 17개 포함)로 지난해에 비해 3개교가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지지난해는 35개였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전국적인 저출산 현상과 경북도내 산업 수요 감소가 맞물리면서 매년 1만 명 안팎의 도내 학생들이 줄어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도교육청에 따르면 2000년 44만여 명에 달하던 도내 전체 학생 수는 올해 33만3천여 명으로 12년 만에 10만7천여 명이 감소했다. 이런 현상은 내년 이후 더 가속화돼 2016년쯤에는 30만 명 아래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그래프 참조)
특히 올해는 신입생이 한 명도 없는 고교까지 등장했다. 예천군 지보면 지보고등학교(중'고 병설)는 올해 입학 지원자가 최저 학급 구성인원인 13명을 밑돌면서 2학년 12명, 3학년 16명으로 새학기를 맞았다. 올해 초 이 학교에 지원했던 8명은 학급 구성이 어렵게 되자 대창고, 감천고 등 인근 고교로 재배정됐다. 예천교육지원청 관계자는 "지보고 경우 현재 재학생들이 졸업하고 나면 문을 닫아야 하지 않을지 걱정"이라고 전했다.
학생 수 급감 현상이 이어지면서 소규모 학교, 복식 수업 운영 학교가 잇따르고 있다. 도교육청에 따르면 도내 전체 초'중'고 537개교 가운데 학생 수가 20명 미만인 학교는 분교장을 포함해 초교 84개, 중학교 28개 등 112개교(20.8%)로 파악되고 있다. 2개 학년 이상이 한 교실에서 공부하는 복식수업을 하는 도내 초교는 171개교(초교 중 34%)에 이른다.
이에 따라 경북도의 학교 통폐합이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도교육청은 전교생 20명 미만 학교를 폐교 중점 대상으로 지정하고 있으며, 학생 수 감소에 따라 기존의 '1면(面) 1교(校)' 정책을 '다면(多面) 1교(校)' 정책으로 전환해 학교 통폐합을 적극 추진할 계획이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이런 추세로 간다면 2개 면을 묶어 1개 학교로 통합하는 상황에까지 이를 수 있다"며 "학교 통폐합에 대한 지역 주민과 학부모들의 반발이 크지만 올해 신입생이 없는 학교들을 중심으로 현장 실사를 통해 통폐합을 적극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최병고기자 cb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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