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내게 너무 인상적인 그곳] <5'끝>왈츠의 나라, 오스트리아

알프스의 숨막히는 경치와 만난 중세유럽의 고즈넉한 낭만

오스트리아는 천재 음악가 모차르트를 비롯해 요한 슈트라우스, 슈베르트, 하이든 등 세계적 음악가와 폰 카라얀, 폰 주페, 구스타프 말러 등 거장 지휘자를 배출했다. 왈츠와 요들송의 나라로 국토의 절반 이상이 알프스 산맥으로 이루어져 스키의 천국이다. 영화 '사운드 오브 뮤직'의 배경이 된 모차르트의 고향인 잘츠부르크 외에도 숨이 멎을 것같이 빼어난 경관을 볼 수 있는 곳이 많다. 특히 수도 빈은 13세기부터 20세기 초반까지 640여 년간 유럽 전역에 지배력을 가진 왕실가문인 합스부르크 왕가가 영화를 누린 권력의 중심도시다. 빈은 자연적 매력 외에도 중세유럽 문화와 낭만을 접할 수 있는 고즈넉한 아름다움이 있는 도시다.

◆기품있는 역사의 도시, 빈

빈은 유럽에서 두 번째로 긴 도나우강 상류 우측에 위치한 아름답고 기품 있는 고도로 영어명은 '비엔나'(Vienna)다. 왈츠와 음악의 본고장으로 근대 유럽의 정치'경제'예술의 중심지로 번영을 누렸던 빈은 세계에서 가장 살기 좋은 도시 1위로 선정된 바 있다. 빈에는 합스부르크 왕가의 수백 년의 영화를 볼 수 있는 웅장하고 고색 찬란한 건축물과 정원, 공원 등이 있다. 도시를 감싸고 있던 중세의 축성들을 허물고 황제 프란츠 요세프가 만든 환상도로인 링 스트라세(Ring Strasse) 주변에 중세의 건축물과 대부분의 명소들이 밀집되어 있다.

합스부르크 왕가의 정궁인 호프부르크는 오스트리아 제국의 위엄을 느낄 수 있는 곳으로 여러 개의 궁전과 교회, 박물관, 도서관 등이 있다. 왕궁에는 2천여 개의 방이 있는데 이 중 일부가 관광객에게 공개된다. 왕궁 내 보물관에는 제국의 왕관과 신성로마제국의 왕관을 비롯한 휘황찬란한 각종 보물들이 전시되어 있다. 왕궁에서 가장 인상적인 것은 카를 6세가 16세기에 만든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승마학교다. 고도의 훈련을 받은 백마 리피짜너(Lipizzaner)는 기수와 일치되어 클래식 음악에 맞추어 여러 마리가 일사불란하게 춤을 춘다.

◆800년 역사의 슈테판 성당

슈테판 성당은 오스트리아에서 가장 오래된 고딕 양식 건축물로 모차르트의 결혼식과 장례식이 거행된 곳으로 구시가지 중심부에 있다. '빈의 혼'으로 불릴 정도로 빈을 상징하는 랜드마크인데 첨탑의 높이는 137m이며 성당 지하에는 흑사병으로 사망한 이들의 카타콤베가 있다. 빈 시민들은 매년 성당광장에서 새해맞이를 한다.

중앙묘지에는 세계적 음악가와 유명 인사들이 영면하고 있으며 일명 '음악가의 묘지'라고 불린다. 묘지라기보다 아름답게 꾸며져 있어 공원 같다는 생각이 든다. 모차르트, 슈베르트, 요한 슈트라우스, 브람스, 베토벤 등의 묘소와 동상이 있으며 빈 시민들은 이곳으로 산책을 많이 한다. 불후의 명곡을 남기고 떠난 거장 음악가들을 한곳에서 만날 수 있는 의미 있는 장소이다.

쇤부른 궁전은 합스부르크 왕가의 여름 별궁으로 황제의 수렵용 궁전이 있던 자리에 지어졌다. 쇤부른은 '아름다운 샘물'이라는 뜻인데 사냥 도중 발견한 샘물에서 궁전의 이름이 유래했다. 이곳은 많은 역사적 일이 발생한 장소이기도 하다. 뛰어난 외교술로 오스트리아 제국의 전성기를 누렸던 여제 마리아 테레지아를 비롯한 많은 황제들이 정무를 보았고, 프랑스 루이 16세와 정략결혼을 한 후 단두대에서 처형당한 비운의 왕비 마리 앙투아네트가 어린 시절을 보낸 곳이기도 하다. 궁전에는 약 1천400개의 방이 있으며 궁전 내부는 화려하고 우아한 로코코 양식으로 되어 있다. 이 궁전의 언덕에 올라 바라보는 정원과 빈 시가지의 아름다움은 도시의 품위를 느끼게 한다.

◆빈의 낭만, 커피

합스부르크 왕가 시대에 형성된 독특한 커피 문화는 2011년 유네스코 무형문화재로 등재됐다. 빈의 카페에는 다양한 종류의 커피가 있지만 특히 달콤하고 풍부한 맛의 아인슈패너는 우리에게 비엔나 커피로 더 잘 알려져 있다. 카페에서는 마치 자신의 집에 있는 듯 혼자 신문이나 잡지를 읽는 사람, 휴식을 취하고 있는 사람, 일에 몰입한 사람 등을 많이 볼 수 있다. 베토벤, 모차르트, 요한 슈트라우스, 프로이트 등도 빈의 카페에서 토론하며 창작활동을 했다고 한다. 대리석 테이블과 화려한 샹들리에 불빛 아래서 느긋하게 황제가 먹었다는 자허토르테 케이크와 커피를 즐기며 귀족적 분위기에 젖어보는 것도 이 도시가 주는 매력인 듯하다.

이외에도 화가 구스타브 클림트의 '키스'가 전시되어 있는 벨베데레궁, 합스부르크 왕가의 유산이 집결된 미술사 박물관, 오페라하우스 등에서도 격조 높은 중세유럽 문화를 접할 수 있다. 아름다운 음악과 숲 그리고 전통과 낭만이 있는 도시 빈은 지금 이 순간에도 그리움으로 다가온다.

글'사진 백정숙 구미대학교 호텔관광과 교수

(AVA 승무원양성교육센터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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