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누구나 행복하기를 바란다. 행복이란 '걱정 없이 편안히 삶' '몸과 마음이 즐겁고 만족하게 지냄'을 뜻한다. 실상 행복의 요건은 예부터 대략 여섯 가지로 말해 왔다. 즉 물질적으로 넉넉히 살 수 있을만한 재물, 사회적 신분'지위가 상당하여 남들로부터 존경받음, 몸 건강하고 마음 편안함, 오래 삶, 덕이 있어서 남들로부터 좋은 평판을 받음, 종신(終身)을 잘함 등이다.
위의 여러 가지 요건이 고루 갖추어질 때 비로소 세상에서 복된 사람, 남들이 부러워하는 사람이 될 것이다. 그러나 한마디로 사람이면 누구나 사람답게 살기를 바랄 것이고, 이 '사람다움'(인격'인성'인품)은 그 누구나 사람이 걸을 길을 올바로 걸을 때 비로소 가능하게 된다. 인간이야말로 지성과 의지를 지니고 있어서 사리분별을 하고, 악을 피하고 선을 행할 수 있는 존재, 즉 만물 중 가장 품위 있고 귀중한 존재(萬物의 靈長)이다. 따라서 인간은 자기의 본성에 맞게 처신할 때 비로소 사람다운 사람(본래적 인간'참인간)이 된다.
그런데 인간은 영육의 합일체, 즉 심신일여(心身一如)이다. 따라서 우선 인륜을 따르고 보편타당한 사회규범을 지킴으로써 인간의 질적 향상을 도모해야 한다. 아울러 인간의 육체적, 물질적, 사회적 욕구를 충족할 때 비로소 복된 세상이 될 것이다. 그런데 오늘날 우리 사회는 인간의 질보다는 부, 귀, 명예 등 인간의 외적 요소(外物)에 치중함이 사실인 것 같다. 더구나 사회적 신분이나 지위가 높고 지성인으로 인정받는 상당수의 국가 및 사회의 지도자들이 흔히 일신의 욕망에 얽매여 비리와 불법을 자행하여 국민의 원성과 지탄의 대상이 됨은 개탄스러운 일이다. 자기 한 몸도 못 다스리면서 어떻게 나라를 경영할 수 있겠는가? 즉 누구보다 많이 배웠고 양식 있는 이들이 일신의 영화에 눈이 어두워 범법자가 되어 많은 이들을 해치고 세상을 어지럽게 함은 적게는 가문에, 크게는 국가와 민족에 얼마나 큰 욕이 되겠는가? 이것이야말로 행복을 추구한다면서 실상은 불행과 치욕을 자초하는 것이 아니겠는가?
우리 사회를 살펴보면 유례없을 만큼 법이 많은 나라요, 그러면서도 준법정신이 출중한 이들이 별로 없다는 사실, 크고 작은 문제를 불러일으키는 이들이 많은 반면, 저지른 사건에 대해 책임을 통감하는 이들이 별로 없다는 사실, 너나 할 것 없이 국가 민족의 안정과 번영을 바라면서도 실상 나라 위하는 일에 솔선수범하는 이들이 별로 없다는 사실. 이를 두고 소위 삼다(三多)와 삼별무(三別無)라고나 할까?
우리는 강자나 약자 모두가 법 앞에 평등하고, 부자나 빈자나 가릴 것 없이 누구나 행복을 추구할 권리가 있음을 잘 알고 있다. 나의 몸이 중하면 남의 몸도 중하고, 나의 권리가 소중하면 남들의 권리도 인정해야 할 것이다. 나와 남들이 어울려 사는 세상, 서로 돕고 의지하고 위해주는 밝고 아름다운 사회가 되려면 무엇보다 '네가 싫어하는 것을 남에게 행치 말라' '남이 너에게 해 주기를 바라는 대로 너도 남에게 해 주어라(黃金律)' '남을 너 자신처럼 사랑하라'는 성현들의 가르침을 인생의 좌우명으로, 인륜(人倫)의 대강령(大綱領)으로 삼아야 할 것이다. 지금 나는 사람답게 살면서 인간의 품위를 유지하고 있는가? 나는 나의 직분을 올곧게 수행하여 남들과 온 세상에 유익하고 귀중한 인간으로 존경받고 있는가?
오늘날 세상이 너무나 복잡하고 생존경쟁이 심하여 살아가는 데 힘들고 심신이 피로함은 거의 누구나 겪는 일이다. 그럴수록 우리는 삶의 의미와 목적을 숙고하고, 인간이 걸을 길을 바로 가고 있는가를 반성함이 인격도야에 필수적인 요건이다. 지성을 지닌 인간(萬物의 靈長)은 바로 반성의식을 지닌 존재이므로 언제나 자신의 내면과 행위를 살펴보면서 더 나은 인간, 더 복된 내일을 지향해야 할 것이다. 일일삼성(一日三省)의 교훈을 마음에 새기며 살아가자.
이홍근 신부/천주교 대구대교구 원로사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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