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프로축구에 이어 프로배구와 프로야구에서도 전주(錢主)'브로커들이 각 구단 선수들을 포섭해 승부'경기조작에 대거 가담한 것으로 드러났다.
프로스포츠 승부'경기조작 사건을 수사한 대구지검 강력부(부장검사 조호경)는 14일 수사결과 브리핑을 통해 프로배구와 프로야구 승부 및 경기조작에 가담한 혐의(국민체육진흥법 위반) 등으로 11명을 구속기소하고 16명을 불구속기소했다고 밝혔다.
또 군검찰이 상무신협 소속 선수 4명을 구속기소하는 등 이번 프로배구'프로야구 경기조작으로 적발된 선수와 브로커'전주는 모두 31명에 이른다.
검찰에 따르면 전주와 브로커들은 학연과 지연 등을 고리로 프로선수들을 포섭해 경기조작에 가담하게 했으며, 이 정보를 바탕으로 불법스포츠 도박사이트에 베팅해 거액의 배당금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또 경기조작에 가담한 선수들은 브로커들에게서 경기조작 대가로 경기당 150만~500만원을 받은 것으로 밝혀졌다.
이번에 검찰에 의해 기소된 선수는 남녀 배구선수 16명, 야구선수 2명 등 총 18명이다. 배구의 경우 2009-2010, 2010-2011 시즌 등 두 시즌에 걸쳐 총 18경기, 야구는 지난시즌 5경기에서 경기조작이 이뤄졌다고 검찰은 설명했다. 경기조작이 이뤄진 프로구단은 배구 3개, 야구 2개인 것으로 드러났다.
경기조작 방식은 배구의 경우 주로 '핸디캡 방식'으로 승률이 떨어지는 팀이 일정 점수(예를 들어 6점) 이상으로 패한 경우 배당금을 지급하는 방식을 활용했다. 야구는 승부 전체를 조작하는 것이 어려워 '첫회 볼넷' 방식을 썼다고 검찰 측은 밝혔다.
검찰 관계자는 "이 방식을 통해 브로커와 전주들이 의도한 대로 대부분의 경기조작이 성공했으며, 베팅을 통해 건당 수천만원을 챙길 수 있었다"고 말했다.
특히 경기조작에 가담한 일부 선수들은 '선수 브로커'로 나서 다른 선수들을 브로커에게 소개하는 대가로 수수료를 챙겼으며, 도박사이트에 직접 베팅해 1천만~2천만원의 배당금을 챙긴 것으로 나타났다.
대구지검 박은석 2차장검사는 "프로스포츠계에 대한 경기조작을 뿌리뽑기 위해 경기조작에 가담한 선수, 브로커, 전주를 전원 기소하는 등 엄중 처벌했다"며 "브로커, 전주에 대한 수사를 계속해 폭력조직 개입 여부 등에 대해서도 규명할 방침"이라고 했다.
정욱진기자 penchok@msnet.co.kr
◆경기조작 사건 관련 일지
▷2011년 12월말=불법스포츠 도박사이트 운영자 L(28) 씨 등 2명 구속기소
▷2012년 1월30일=프로배구 경기조작 브로커 G(28) 씨, KEPCO 출신 전직 배구선수 Y(30) 씨 구속
▷2월3일=프로배구 경기조작 혐의로 KEPCO 현역 배구선수 K(32)'J(33) 씨 구속
▷2월16일=프로배구 경기조작 혐의로 흥국생명 현역 여자 배구선수 J(27)'J(23) 씨 입건
▷2월26일=프로야구 경기조작 혐의로 대학 야구선수 출신 브로커 K(26) 씨 구속
▷3월1일=프로야구 경기조작 혐의로 LG트윈스 투수 김성현(23) 선수 구속
▷3월2일=프로야구 경기조작 혐의로 LG트윈스 투수 박현준(26) 선수 입건
▷3월2일=프로배구 경기조작 혐의로 전주 J(29) 씨 구속
▷3월7일=프로배구 경기조작 혐의로 전주 J(30)'M(28) 씨 구속
▷3월12~14일=프로배구 및 프로야구 경기조작 혐의로 전주, 브로커, 선수 등 총 --명 일괄 기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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