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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밤 12시 FTA 무대, 원산지증명 '티켓' 챙겨야

15일 한
15일 한'미 FTA가 발효된다. 가장 큰 수혜가 예상되는 업종은 대구경북 주력 업종인 자동차 및 부품, 기계, 섬유 등이다. 매일신문 자료사진

'2천 일 하고 110일.'

한국과 미국이 2006년 6월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을 시작한 후 공식발효되기까지 걸린 시간이다.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한'미 FTA가 15일 오전 0시부터 공식 발효된다. 이로써 우리나라는 ASEAN과 EU, 미국과 FTA를 체결한 유일한 국가가 됐다. 이번 한'미 FTA의 발효로 세계 3위의 FTA 영토를 가진 우리나라는 수출 증대의 효과는 물론 투자유치 등 다양한 성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수출 증대 예상

15일 FTA가 발효되면 미국은 한국산 8천628개 품목에 대한 관세가 철폐된다. 이는 대미 수출품목의 82%, 수출액의 85%에 이르는 수준이다.

한미 FTA의 발효로 가장 큰 수혜가 예상되는 업종은 대구경북 주력업종인 자동차 부품, 기계, 섬유 등이다. 자동차 관세 철폐 시기가 연장됐지만 부품 관세는 즉시 사라져 가격경쟁력을 끌어올릴 것으로 보인다. 자동차 부품의 경우 2.5~4%의 미국 관세와 최대 8%인 한국 측 관세가 바로 없어진다.

폴리에스테르 섬유사나 스판덱스, 나일론 등에 대한 관세도 즉시 철폐돼 대미 수출 경쟁력을 가지게 됐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등 10개 연구기관은 이 같은 개발 효과로 교역량이 증가, FTA 발효 후 10년간 국내총생산(GDP)이 5.7% 증가하고 일자리 35만 개가 만들어질 것으로 분석했다.

특히 지난해 7월 먼저 발효한 한'EU FTA와 맞물려 한국산 제품이 세계 양대 시장에서 브랜드 경쟁력을 갖게 됐다.

한국무역협회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우리나라의 대EU 전체 수출은 부진했지만 한'EU FTA 발효 이후 5개월간 관세 인하가 일어난 품목군에서만 수출이 14.8%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가 EU로 수출하는 제트유 등 석유제품, 완성자동차 및 자동차부품, 인조섬유, 타이어, 조명기기, 모니터 등은 전보다 20배 이상 수출이 확대됐다.

한편 한'미 FTA 발효를 앞두고 미국과 일본 기업의 국내 투자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코트라(KOTRA) 관계자는 "엔고, 전력난 등으로 해외 진출을 꾀하는 일본 기업을 중심으로 국내 투자 문의도 증가하고 있다"며 "EU에 이은 미국과의 FTA 발효로 우리나라는 외국인 투자유치에 유리한 커다란 지렛대를 확보했다"고 평가했다.

◆원산지 증명

FTA 발효로 수출 증대 효과가 예상되고 있지만 해결해야 할 문제도 남아있다. 무엇보다 원산지 증명이 중요하다. 지난해 FTA가 발효된 EU 국가들이 최근 우리나라 수출물품을 상대로 원산지 검증을 요청하는 사례가 최근 급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미 FTA가 발효되면 이러한 추이는 더욱 확산할 것으로 보인다.

14일 관세청이 집계한 'FTA별 수출 검증 요구현황'을 보면 지난 2007년 이후 이달 5일까지 칠레, 싱가포르, 유럽자유무역연합(EFTA), 아세안, 인도, 유럽연합(EU) 등 FTA 체결 6개 권역에서 들어온 수출 검증 요청은 174건으로 집계됐다.

연도별로 보면 원산지 검증 요청은 2007년부터 3년간 매년 7건에 불과했지만 지난해 88건으로 급증했다. 올해에만 벌써 59건이 접수됐다.

특히 EU는 작년 7월 FTA 발효 후 6개월간 41건이었던 원산지 검증 요청 건수가 올해 1~3월 55건으로 크게 늘었다.

관세청 관계자는 "FTA로 교역량이 늘어나면 원산지 검증 요청은 급증할 것으로 보인다"며 "특혜관세 중단 등 피해를 입지 않으려면 기업들이 사전에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 한국섬유개발연구원 박원호 본부장은 "한'EU FTA와 달리 한'미 FTA의 원산지 증명은 자율증명방식이기 때문에 기업이 일일이 준비해야 한다"며 "하지만 원산지 증명 방법과 기준이 산업별, 제품별로 다양해서 쉽게 파악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고 말했다.

노경석기자 nks@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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