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차기 김선희 대구미술관장 내정자의 기대와 과제

정체성 마련·지역성 강화·통 큰 소통

▲김선희 대구미술관장 내정자
▲김선희 대구미술관장 내정자

대구미술관이 개관 10개월 만에 새로운 관장을 맞게 됨에 따라 대구미술관에 미술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대구시는 12일 대구미술관 차기 관장에 김선희 한국예술종합학교 강사를 내정했다고 밝혔다. 김용대 전 대구미술관장 임기가 끝난 이후 두 달만이다.

◆차기 관장에 기대되는 역할은

대구시 관계자는 차기 미술관장 내정자에 대해 "글로벌한 안목을 가지고 지역 미술인들을 아시아 무대에 소개할 수 있는 실용적인 역량을 가장 중요하게 평가했다"고 말했다. 김 내정자는 모리미술관 파견 및 선임 큐레이터, 중국 상하이 젠다이그룹 히말라야센터 예술감독을 맡은 경험이 있다. 대구시는 타지 인사를 기용함으로써 컬렉션에 보다 객관성을 기할 수 있으며 타 미술관과의 네트워크가 용이할 것으로 전망했다.

지역에서 활동하는 미술인들이 차기 대구미술관장에게 바라는 점은 무엇일까. 한 미술관계자는 "개관과 함께 주목받아온 대구미술관이 어느 정도 위상과 수준을 선보인 만큼 이를 더 높이고 전국 수준에서 자리 잡을 수 있는 활동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또 다른 미술인은 "관장이 바뀔 때마다 미술관의 정체성이 바뀌는 것이 아니라, 대구 미술관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관통하는 정체성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대구미술관 지역성 강화에 대한 주장은 여러 미술인들에게서 나왔다. 한 미술관계자는 "지역의 국공립미술관에는 지역의 역사와 문화, 그리고 지역민들의 숨결이 함께 담겨 있어야 한다"면서 "지역미술관이 가지는 지역성과 미술관의 주인공격인 그림, 관람객들이 함께 어우러지는 미술관으로 거듭나길 바란다"고 바람을 전했다.

지역 미술인들에 대한 아카이브 기능을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한 미술관계자는 "한국 추상화분야 대가 정점식 화백이 돌아가신 후 그분이 모아두신 소중한 자료들이 대거 헌책방으로 나왔던 안타까운 일이 있었다"면서 "대구가 근대미술의 메카인 만큼 작가들의 생애와 자료들을 정리, 보존한다면 앞으로 후학들에게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대구미술관의 '소통'의 문제도 제기됐다. 한 미술인은 '통 큰 소통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그동안 문턱이 높았던 만큼 이제 미술관이 한발 더 가까워지고 문을 열 필요가 있다는 것. 한 미술인은 "대구미술관이 지금까지 신경쓰지 못했던 신진작가의 등용문 역할도 해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대구미술관의 주인은 대구시민'이라는 원칙을 지켜달라는 주문도 나왔다. 소수의 이익을 위해 권력화되어선 안 된다고 덧붙였다. 박병구 대구미술협회 회장은 "아직 대구미술관은 초창기라 관장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면서 "대구미술관장 내정자가 결정된 만큼 어떤 의지를 갖고 미술관을 이끌어나가는지 지켜볼 것"이라고 말하며 리더십도 함께 주문했다.

◆ 내부적 결속도 과제

전국 주요 국공립 미술관장을 여성이 잇따라 맡으면서 대구미술관도 이 대열에 합류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 초 국립현대미술관장에 개관 이래 처음으로 여성인 정형민 전 서울대 미술관장이 임명되었으며, 김영나 국립중앙박물관장에 이어 올해 초 서울시립미술관장에 김홍희 전 경기도립미술관장이 선임돼 3대 국공립미술관·박물관장 모두가 여성이 됐다. 여기에 대구미술관도 합류하는 셈이다. 대구미술관은 여성 관장이 내정되면서 학예실 전체가 여성 구성원이 된다.

김선희 대구미술관장 내정자는 이수균 대구미술관 학예실장과 1959년생으로 동갑인데다 두달 넘게 미술관장이 공석이었기 때문에 미술관 내부적 결속을 다지는 리더십도 요구된다.

최세정기자 beacon@msnet.co.kr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