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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현들 문학작품 속 낙동강…'검푸르고 차디차다' 퇴계의 극찬

안동 풍산읍 마애리를 지나는 낙동강은 마을 굽이를 돌아 망천(輞川) 절벽 앞을 흐른다.
안동 풍산읍 마애리를 지나는 낙동강은 마을 굽이를 돌아 망천(輞川) 절벽 앞을 흐른다.

낙동강과 주변 풍광의 아름다움은 선현(先賢)들의 글 속에서 더욱 빛이 난다. 자연 친화를 넘어 자연 앞에서 겸손할 줄 알았던 선현의 글은 오늘날 낙동강 앞에선 사람들을 비춰주는 거울이 된다.

퇴계 이황은 '도산잡영'(陶山雜詠)을 통해 낙동강을 생생히 묘사했다. "금 같은 모래와 옥 같은 조약돌이 맑게 빛나며, 검푸르고 차디차다… 우거진 소나무는 해를 가리고, 위로 하늘에는 새가 날고, 아래로 물에는 물고기가 뛰며… 물에 비친 그림자가 흔들리어 강산의 훌륭한 경치를 다 볼 수 있으니…."

퇴계는 '도산십이곡(陶山十二曲)'에서 묘사를 넘어 심경을 풀어냈다. "이런들 어떠하며 저런들 어찌하리/초화 우생(愚生)이 그렇다고 어찌하리/하물며 천석고황을 고쳐 무삼하리오/연하(煙霞)로 집을 삼고 풍월로 벗을 삼아/태평성대에 병으로 늙어가니/이 중에 바라는 것은 허물이나 없고나…."

류길은 '하회도시'(河回圖時)에서 정감을 드러냈다. "맑고 깊은 낙동강물/사립문에 들어오려 하고/천리에 먼 배들/여기 오기 드물구나/조령의 산천은 기후에 통하고/용궁의 나무는 아지랑이를 안았네/땅은 그림붓을 따라와서/다하여 막히고/사람은 티끌에 매이어/옛 물가를 꿈꾼다."

'영가지'(永嘉誌)를 편찬한 권기는 낙동강변의 망천절벽(안동 풍산읍 마애리)에 대해 "절벽이 옥을 깎아지른 듯 여러 봉우리가 삼면에 경치를 이루고 넓은 들, 맑은 모래, 그 경치와 기상은 언어로 다 형용하지 못하겠다"고 감탄했다. 안동에 대한 예찬도 늘어놓았다. "산천의 빼어남과 인물의 걸출함과 토산의 풍부함과 풍속의 아름다움, 그 기이한 발자취가 있는 고을이 바로 안동이다."

최성달(46) 안동시 역사기록관 겸 시나리오 작가는 "옛 선현들은 낙동강의 아름다움을 문학작품으로 승화해 오늘날까지 그 감흥을 전하고 있다"며 "오늘날 낙동강 살리기를 통해 생태환경을 복원하고 옛 이야기를 재발견한다면 강은 새로운 문화자원이 될 것이다"고 말했다.

서광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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