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채널] 아리랑 부르며 생 마감한 '가미카제 조선인' 탁경현

KBS1 '역사스페셜' 15일 오후 10시

일제 군국주의의 화신 '미쓰야마 후미히로'. 태평양전쟁이 막바지로 접어들던 1945년 5월 출격을 하루 앞두고 그는 왜 '아리랑'을 불렀을까. 조선 청년 '탁경현'으로 살았던 그가 가미카제(神風) 자살특공대로 생을 마감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무엇인가. "마지막으로 모국의 노래를 부르게 해주십시오." 한국에서 탁경현(卓庚鉉)은 낯선 이름이다. 오히려 일본인에게 더 익숙하다. 2001년 개봉한 일본영화 '호타루'의 실제 주인공으로 알려지면서 유명해졌다. KBS1 TV 역사스페셜-조선인 가미카제 탁경현의 아리랑 편이 15일 오후 10시 방송된다.

일본은 제2차 세계대전의 전황이 다급해지자 식민지 청년들도 전쟁에 동원했다. 심지어 징병의 대상을 일본 본토인으로만 국한시켰던 법령까지 개정하기에 이른다. 아울러 교묘한 선전을 통해 조선의 어린 학생들을 일본군의 길로 이끈다. 친일 문인들에게 항공열을 부추기는 격문을 쓰게 했고 '항공의 날'도 제정했다. 일본 특공대 출신 생존자 민영락 씨와 같이 어렸을 때 하늘에 대한 동경을 품고 있던 소년들이 소년비행병에 지원했다. 그중 일부가 훗날 특공작전에 지원해야 하는 비극적인 상황에 처한다.

지난 2007년 5월, 경남 사천에서 추모비 하나를 두고 격렬한 싸움이 벌어졌다. 일본의 한 여배우가 탁경현의 위령비 건립을 추진한 것이다. 시민들의 반발은 거셌다. 천황을 위해 스스로 목숨을 던진 가미카제 조선인을 기리는 것은 용납되지 않았다. 결국 추모비 건립 계획은 무산됐다. 출격 전날, 아리랑을 불렀던 조선인 가미카제 탁경현. 그와 조선인 특공대를 둘러싼 친일 논란은 지금도 뚜렷한 매듭을 짓지 못하고 있다.

전창훈기자 apolonj@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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