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이재박의 작명탐구] 방송인 송해

"긍정적이고 건강한 이름 가진 영원한 오빠"

한국인들이 가장 많이 하는 거짓말 세 가지가 있다. 첫 번째는 노처녀의 '저 시집 안 갈 거예요', 두 번째는 상인들의 '이거 밑지고 장사하는 겁니다', 그리고 세 번째는 노인들이 달고 사는 '에휴, 늙으면 죽어야지'라고 한다. 꽤 오래전에 유행했던 이 유머가 지금도 크게 다르지 않은 것을 보면, 유머에는 단순한 웃음거리가 아닌 삶에 대한 해학과 풍자가 담겨 있음을 새삼 깨닫게 된다.

오늘날 한국인의 평균수명은 OECD 국가의 평균수명을 훌쩍 뛰어넘은 지 오래이다. 이제는 퇴직을 하고도 20, 30년은 더 살아야 하니 노후대비의 중요성이 예전보다 훨씬 커졌다. 노후를 받쳐줄 경제적 여유와 건강한 몸, 그리고 젊은이 못지않은 열정만 있다면 노년은 아직 "늙으면 죽어야지"라고 말하기에는 이르다. 노년은 제2의 인생이 시작되는 새로운 삶의 전환점이 될 수 있다.

필자에게는 황금의 노년기를 보내고 있다는 생각이 드는 사람이 있다. 일요일 낮시간"전국~노래자랑!"을 외치는, 우리나라의 최고령 방송인 송해 씨다. 국내 최장수 프로그램인 전국노래자랑의 MC로 활약하며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까지 공연을 가졌던 송해 씨의 목소리는 언제 들어도 힘이 넘친다. 그가 24년 동안 전국노래자랑을 이끌어 올 수 있었던 것은, 국민들의 사랑과 나이를 초월한 그의 열정,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했을 것이다. 국민들의 영원한 오빠, 송해 씨의 구수한 입담을 앞으로도 오래 들을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송해(宋海)는 1927년 4월 27일 황해도 재령에서 출생했으며, 본명은 송복희(宋福熙)이다. 해주예술학교에서 성악을 전공하던 그는 24세 때 한국전쟁이 발발하자 월남하여 통신병으로 근무하였고, 1955년 창공악극단에 데뷔한 이후 사회자의 경험을 쌓게 된다. 얼마 전 그가 홍보대사로 위촉된 모 은행은 광고가 나간 이후 엄청난 양의 예금이 들어왔다고 한다. 이는 그가 국민, 특히 장년층에게 얼마나 큰 신뢰와 사랑을 받고 있는지를 알려주는 좋은 예라고 볼 수 있다.

작명을 하다 보면 격세지감을 느낄 때가 종종 있다. 옛날에는 손자손녀의 이름을 작명하러 온 어르신들이 영리하고 공부 잘하는 성격의 이름을 지어달라고 부탁했는데, 요즘에는 잘 먹고 잘 사는 이름을 지어달라고 부탁을 한다. 잘 먹고 잘 살려면 어려서는 공부를 열심히 하고, 청년기에는 부지런히 일하고, 노년기에는 건강해야 한다. 또한 잘 산다는 것에는 장수(長壽)도 빠져서는 안 될 것이다. 무조건 오래 살아야 하는 것이 아니고, 건강하게 오래 살아야 삶의 질이 높아진다. 그렇게 지어진 이름이 좋은 이름이다.

그의 예명인 '송해'보다는 본명인 '송복희'가 좀 더 건강한 이름이다. 그를 부르는 이름은 사주(四柱)상에 관성(官星)과 재성(財星)으로 작용하며, 인성(印星)이 뒤를 받쳐주는 강하고 튼튼한 이름으로 군인, 경찰과 같은 공직자나 기업을 일으키는 사업가의 이름으로 좋다. 그 이유는 관성이 가지는 특성으로 책임감이 강하고 자기관리 능력이 뛰어나기 때문이며, 재성이 가지는 성격은 부지런하고 긍정적이며, 매사에 적극적인 사고로 임한다. 그리고 인성은 생각하는 힘, 즉 왕성하게 활동하는 두뇌를 뜻한다. 한마디로 재, 관, 인수격인 이름이다. 무엇을 해도 성공할 수 있는 탄탄한 성격의 이름이다. 3세 아이부터 103세 할머니까지 그를 '오빠'라 부르는 데는 그의 이름값도 한몫했으리라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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