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시민기자] 오늘 하루 동네 머슴으로…지묘동 청년회

"지묘동에는 지묘초등학교 선'후배가 많습니다. 주민 화합과 잊혀져 가는 풍습이 안타까운 현실에서 '사랑의 떡 나눔' 행사는 고향에 대한 애향심을 더욱 강하게 하고 청소년들에게 이웃을 배려하고 더불어 살아가는 마음을 함양하는데 도움이 됩니다."

대구 동구 지묘동 '지묘동 청년회'는 지난달 22일 동네 정자나무 쉼터에서 '사랑의 떡 나눔' 행사를 가졌다.

이날 행사는 잊혀져 가는 세시풍습을 청소년들에게 인식시키고 어르신들에게는 옛 향수를 불러일으키면서 주민들 간의 유대관계를 향상시키고자 해마다 실시하고 있다.

예부터 우리 조상들은 음력 2월 1일은 '머슴의 날' 또는 '배려의 날'이라 하여 본격적인 농사철이 되기 전에 머슴이나 가족들에게 풍부한 음식을 대접했다.

이번 행사를 주관한 채근택(50) 회장은 "지난해에는 구제역 때문에 행사를 하지 못해 아쉬웠다" 며 "올해는 농사를 짓는 분들도 많고 동네 화합도 잘돼 풍년이 들었으면 한다" 고 말했다.

마을주민 성시제(78) 씨는 "젊은 사람들이 주민 화합을 위해 경로당도 방문하는 등 열심히 활동하고, 이렇게 떡까지 나눠주니 고맙고 반가운 일"이라며 외롭지 않다고 했다.

지묘동 청년회는 주민들 간의 화합을 도모하고자 30여 년 전에 만든 모임으로 현재 24명의 회원들이 활동하고 있다.

어버이날에는 지역민 500여 명이 참여하는 경로잔치를 열고, 여름에는 동화천을 청소하여 환경 지킴이 역할은 물론이고 방역활동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지난 연말에는 이웃돕기 일일 찻집 행사를 열어 모은 돈으로 연초에 쌀 100여 포를 마련, 공산지역의 38개 경로당, 홀몸노인, 소년소녀 가장의 집에 나눠줬다. 올해 2월에는 동네를 한 바퀴 돌면서 지신밟기 및 풍물놀이 행사도 열었다.

평소 마을도서관에서 도서대출 봉사를 한다는 주민 한현희(46) 씨는 "17년 동안 이 동네에서 살아왔는데 도시와 농촌의 중간 형태 마을이라 공기도 좋고 인심도 좋아서 살기 좋다"며 "항상 마을에 나와 보면 보호수 쉼터 아래에서 낯익은 얼굴들을 볼 수 있고 청년들이 마을을 위해 열심히 활동하는 모습이 동네 풍경처럼 아름답다"며 환히 웃었다.

글'사진 김정자 시민기자 baron123@hotmail.com

멘토:이종민기자 chunghaman@msnet.co.kr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