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메트로센터, 백화점에 '주차료 폭탄'

동아쇼핑 현대에 5배 인상요구…백화점 "지상주차장 건립 검토"

대구 중구 반월당 지하 주차장의 사용료 인상 문제를 두고 운영업체와 인근 백화점들이 갈등을 빚고 있다.

지난해 메트로센터 지하주차장 운영권을 따낸 주차관리 업체가 주차장을 사용하는 현대백화점과 동아쇼핑 측에 5배 인상된 주차장 이용료를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메트로센터 주차장이 현대백화점 지하주차장 통로 역할을 하고 있는데다 높은 사용료 요구로 동아쇼핑이 지상 주차장 증설 움직임을 보여 주차료 갈등이 주변 교통 체증으로 이어질 것이란 우려를 낳고 있다.

◆폭탄 사용료에 당혹=680면 규모인 메트로센터 주차장은 동아쇼핑 및 현대백화점과 연결돼 있다. 이 때문에 두 백화점은 한 달 수천만원의 이용료를 내고 이 주차공간을 사용하고 있으며 계약 기간은 올해 말까지다.

하지만 지난해 12월 반월당 메트로센터 지하 주차장 운영을 맡은 ㈜세루가 한 달 3천만원인 동아백화점 주차장 사용료를 최근 1억5천만원으로 올려줄 것을 요구했다. 동아백화점 관계자는 "주차장 이용료를 5배나 올려 황당하다"며 "대구시가 조례로 묶은 주차장 요금으로 계산하더라도 고객 사용료는 월 6천만원밖에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동아백화점은 사용료 협상이 불발로 그치면 약전골목 옥외주차장에 타워 주차장 건립도 고려한다는 방침이다. 이럴 경우 약전골목 일대 교통난은 심각해질 전망이다.

현대백화점도 난감하긴 마찬가지다. 달구벌대로 교통난 해소를 위해 36억원을 들여 메트로센터와 현대백화점 지하주차장을 연결했고 매달 2천만원의 통행료를 내고 있다.

현대백화점 측은 "현재 사용료의 몇 배에 달하는 금액을 요구받았다"며 "메트로센터 주차장 이용은 백화점 자체 주차공간이 모자라서가 아니라 달구벌대로 교통난을 줄이기 위한 차원인데 상식 밖의 금액이라 응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현대백화점의 입차 차량(하루 평균 4천여 대) 중 메트로센터 지하주차장을 이용해 달구벌 대로로 진출하는 차량은 400대 정도며 협상이 결렬되면 현대백화점 주변 도로 정체가 심해질 수밖에 없다.

◆의혹의 시선들=주차장 사용료 대폭 인상 배경을 두고 세루 측은 수익 보전을 위한 조치라고 해명하고 있다. 세루는 "메트로 주차장이 지어진 지 수년이 지나 보수와 시스템 선진화를 위한 불가피한 인상"이라고 밝혔다.

세루와 함께 입찰에 응한 지역 한 업체는 "세루가 최저 입찰가보다 20억원 이상 높은 90억원대 가격으로 입찰을 따 냈지만 막상 수익이 예상만큼 나지 않자 백화점 요금 인상 카드를 빼 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반면, 유통업계 일부에서는 경쟁 관계에 있는 '롯데 연루설'도 나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세루는 롯데쇼핑 그룹 주차장과 시설관리 등 용역을 도맡아 하는 서울 A업체 계열사여서 범롯데가(家) 협력사라는 의구심을 사고 있다"며 "지난해 세루가 입찰에 나설 때부터 관련설이 나돌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세루는 "전혀 롯데와 관계가 없다"는 입장이며, 롯데백화점 측도 "왜 주차료 인상과 상관없는 롯데백화점이 등장하는지 모르겠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메트로센터 지하 주차장은 대구시가 반월당 교통 흐름 개선과 지하공간 활성화 차원에서 2004년 삼성, 화성, 코오롱, 대우 등 민간사업자(반월당합동사업단)를 선정, 개발했으며 20년간 사용 뒤 기부 채납하도록 했다.

임상준기자 news@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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