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원에 10개하던 미국산 오렌지가 오늘부턴 만원에 12개.'
15일 오후 5시 대구 한 백화점 식품관. 장을 보러온 손님들이 오렌지를 장바구니에 담고 있었다. 오렌지는 '미국산, 관세 인하 혜택'이라는 문구와 함께 990원에서 790원으로 인하된 가격으로 판매되고 있었다.
뒤쪽 와인 코너에도 14일까지 2만9천900원이었던 미국산 와인이 6천원 내린 가격을 내걸었다.
주부 박선영(35) 씨는"한'미 FTA로 미국산 식료품 가격이 내린다는 소식을 들었는데 장을 보러왔더니 몇몇 제품 가격이 인하됐다"며 "과일 가격이 올라 부담스러웠는데 미국산 오렌지 가격이 내려 사간다"고 말했다.
한'미 FTA 발효로 미국산 식음료의 관세인하 효과가 곧바로 유통업계에 나타나고 있다.
15일부터 즉시 관세가 인하된 품목은 미국산 와인, 포도주스, 오렌지주스, 커피, 체리 등이다. 와인은 15% 관세가 즉시 없어져 국내 주요 와인 수입업체들은 FTA 발효 직후 미국산 와인 가격을 내렸다. 포도주스'오렌지주스는 각각 45%, 54%의 관세가 즉시 철폐됐다. 2만8천990원이었던 미국산 트로피카나 오렌지주스(2.84ℓ×2병)는 1만8천825원까지 내려갈 수 있는 셈이다. 커피와 체리 역시 각각 8%, 24%의 관세가 즉시 철폐됐다.
실제로 15일 대형마트와 백화점에서 미국산 제품을 구입한 결과 관세 인하 효과를 체감할 수 있었다.
이마트에서 아포틱 와인(750㎖) 1병, 미국산 맥주인 밀러제뉴인(355㎖) 6캔, 웰치스 포도쥬스(1.89ℓ) 1병을 구입했더니 기존 가격은 5만4천950원이었지만 이날은 3만1천370원에 구입할 수 있어 43% 정도의 인하효과를 봤다.
백화점 식품관에서는 오렌지 10개, 깐호두(700g) 한 봉지, 구운 아몬드(900g) 한 봉지, 포멜로 쇼비뇽블랑 와인 1병을 기존 가격 6만9천690원에서 5만4천690원으로 1만5천원 인하된 가격으로 미국산 식음료를 구입했다.
맥주, 오렌지, 아몬드, 호두 등은 즉시 관세가 인하되는 품목이 아니지만 유통업체들은 FTA 발효에 맞춰 이들 품목의 가격을 낮췄다.
즉시 관세가 인하되는 품목들도 현재 매장에서 판매가 되고 있는 물량은 한'미 FTA 발효 이전에 수입된 것이기 때문에 관세 인하분이 반영된 것은 아니다.
일부에서는 FTA로 인한 가격 인하 효과가 유통업체들의 이벤트에 불과할 것이란 시각도 있다. 한'칠레 FTA의 경우 칠레산 와인의 관세가 사라졌음에도 일부 와인의 가격이 오르기도 했다.
와인업계 관계자는 "미국산 와인의 관세는 인하됐지만 미국 와인 가격 자체가 오를 수도 있다"며 "당장은 가격 인하 효과를 볼 수 있지만 미국 와이너리(와인 생산자)들이 가격을 인상하면 인하폭이 미미하거나 오히려 가격이 오를 수도 있다"고 말했다.
김봄이기자 bo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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