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백화점서 본 제품 집에 와서 구매 클릭…'스마트 쇼핑족' 잡아라

온라인 쇼핑몰 급성장세…유통업체마다 영역 확장 열 올려

국내 온라인 쇼핑 시장이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오프라인에서 물건을 보고 구입은 온라인에서 하는 하이브리드 쇼퍼족들도 등장해 유통업체들도 온라인 사업 확장에 힘을 쏟고 있다.
국내 온라인 쇼핑 시장이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오프라인에서 물건을 보고 구입은 온라인에서 하는 하이브리드 쇼퍼족들도 등장해 유통업체들도 온라인 사업 확장에 힘을 쏟고 있다.

'구경은 백화점에서 하고 구매는 온라인 쇼핑몰에서'.

한 젊은 여성이 백화점 여성의류 매장에 들어선다. 옷을 이것저것 입어보고 직원에게 제품에 대한 설명도 듣는다. 백화점을 나선 이 여성은 스마트폰으로 방금 입어본 옷을 검색한다. 화면에는 해당 제품이 가격 순으로 정리돼 나온다. 백화점 가격보다 30%가량 저렴한 쇼핑몰에 접속해 물건을 구입한다.

온라인 쇼핑 시장이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가격 비교 등 다양한 정보를 접할 수 있는 온라인에서 물건을 구입하는 소비자들이 늘면서 백화점'대형마트 등 오프라인 유통업체들은 성장세가 둔화하고 있다. 오프라인에서 물건을 직접 보고 구입은 온라인에서 하는 소비패턴도 등장했다.

◆국내 소매시장 비중 1위, 온라인 쇼핑 시장

지난 1월 대형 백화점의 매출액은 지난해 같은 달보다 4.1%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올 1월에는 설 연휴 때문에 영업일수가 지난해보다 적었다지만, 백화점의 매출 성장세 둔화는 꾸준히 감지되고 있다.

반면 온라인 쇼핑 시장은 가파른 성장세가 이어지고 있다.

인터넷 쇼핑과 TV 홈쇼핑, 카탈로그, 모바일 쇼핑 등을 합친 온라인 쇼핑 시장은 이미 지난 2007년 백화점을 넘어섰고 2010년에는 대형마트도 제쳤다.

한국온라인쇼핑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소매시장의 온라인 쇼핑 시장규모는 39조4천억원이었다. 대형마트 36조9천억원, 백화점 26조5천억원, 편의점이 9조9천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TV 홈쇼핑 6개사의 지난해 총 거래액은 7조1천억원으로 전년 대비 11% 성장했다. TV 홈쇼핑이 운영하는 인터넷몰 시장은 작년 3조2천500억원 규모로, CJ몰은 50%대의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다.

오픈마켓 시장규모도 13조4천억원으로 9% 성장을 기록했고, 인터넷 쇼핑몰은 18조4천억원으로 전년 대비 23%나 성장했다.

올해는 스마트폰을 이용한 모바일 쇼핑의 빠른 성장도 더해져 온라인 시장의 규모가 13% 성장한 44조7천400억원 규모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스마트폰이 대중화되면서 온라인 시장이 또 다른 성장동력을 얻었다"며 "백화점, 대형마트 등 오프라인 기반인 유통업체들도 온라인 시장에 역점을 두고 점점 키워가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구경은 백화점에서 구매는 온라인에서

온라인 쇼핑 시장은 빠르게 커지고 있지만 소비자 피해도 적지 않다.

서울시가 지난해 인터넷 쇼핑몰에서 물품을 구매한 경험이 있는 시민 4천 명을 대상으로 이용 실태를 조사한 결과 인터넷 쇼핑몰 이용 중 피해를 경험했다고 답한 소비자는 29.6%를 기록했다. 2009년 22.1%, 2010년 25.9%에 이어 소폭 증가세를 보였다.

피해 내용은 청약 철회 관련이 38.9%로 가장 많았고, 배송 지연 19.9%, 허위'과장 광고 14.6%, 상품정보 오기 5% 등이었다.

소비자의 불만을 줄이려면 상품정보를 정확하고 상세하게 표기해야 한다는 의견이 20.4%로 가장 많았다. 단속과 처벌 강화(14.5%), 제품 품질 개선(14.3%), 신속한 환불'교환(13.5%) 등의 의견도 제시됐다.

결국 물건을 직접 볼 수 없어 정확한 정보를 얻지 못한 것이 소비자 불만으로 이어진 셈이다.

이런 불만을 스스로 해결하는 소비자들도 나타났다. 하이브리드 쇼퍼족 혹은 크로스오버 쇼퍼족으로 불리는 이들이다. 백화점이나 대형마트 등 오프라인 매장에서 직접 물건을 확인하고 정보를 얻은 다음 실구매는 가격이 저렴한 온라인 쇼핑을 이용하는 소비자들을 가리키는 말이다.

오픈마켓 관계자는 "젊은 세대들은 어릴 적부터 인터넷을 접해와 온라인 쇼핑에 대한 거부감이 적다"며 "하이브리드 쇼퍼들은 직접 물건을 보고 구매하는 만큼 반품도 훨씬 적어 온라인 쇼핑 시장에서는 훌륭한 고객"이라고 말했다.

◆백화점들, 온라인과 편집매장으로 승부

소비패턴이 바뀌다 보니 오프라인 유통업체들도 온라인 쇼핑몰과 편집매장 등으로 살길을 찾아가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30일 프리미엄 온라인 쇼핑몰 '엘롯데'(elLOTTE)를 30일 오픈한다. 저렴한 가격을 내세웠던 기존 온라인 몰을 벗어나 명품, 자동차 등 고급 제품과 서비스로 온라인 몰 시장의 틈새를 파고들겠다는 전략이다.

현대백화점도 최근 영패션관 유플렉스의 홈페이지를 새롭게 오픈하고 온라인 마케팅을 강화하고 다양한 할인행사를 적극적으로 펼치고 있다.

신세계백화점은 최근 1년 동안 온라인 쇼핑몰인 신세계몰에 총 40억원을 투자해 맞춤형 고객정보시스템(CRM)을 구축했다. 구매 데이터, 방문 페이지, 상품 조회, 장바구니 이용 등을 분석해 고객의 구매성향과 취향'선호도를 파악할 수 있다. 신세계백화점은 CRM 구축을 통해 2015년까지 매출 2조원대의 종합 온라인 쇼핑몰 1위 도약 계획을 세우고 있다.

수입 의류 편집매장도 오프라인의 살길로 떠오르고 있다. 온라인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해외 브랜드들을 수입해와 손님들을 백화점으로 끌어오겠다는 전략이다.

백화점 관계자는 "온라인에 등장하지 않은 새로운 브랜드 입점이나 해외 바이어를 통한 수입 의류 편집매장 등은 최근 젊은 소비자들을 백화점으로 끌어오고 있다"며 "백화점은 온라인 사업도 중요하지만 오프라인이 있어야만 고급 이미지를 유지해갈 수 있기 때문에 다양한 전략을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봄이기자 bom@msnet.co.kr

※국내 온라인 쇼핑 시장 규모 (단위:원)

1999년 1천200억

2005년 10조4천억

2011년 39조4천억 (자료:한국온라인쇼핑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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