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따위로 공천해 놓고…."
새누리당 공천과 관련해 포항 시민들의 반응이 영 마뜩잖다. 포항에 공천한 2명의 국회의원 후보를 못마땅하게 여기는 시민들이 너무나 많기 때문이다. 시장에서나, 택시에서나 어디서든 새누리당이 포항을 무시하고 있다며 분개하는 시민들의 목소리를 자주 듣게 된다. 북구의 이병석 후보와 남'울릉의 김형태 후보에 대해 이리저리 비판하고 물어뜯는 사람들이 이만큼 많다는 데 놀라게 된다. 시민들은 아무리 자신의 텃밭이라고 하더라도 후보만큼은 제대로 내놓아야 할 것이 아니냐고 했다. 해당 후보들로서는 무척 억울한 일이겠지만, 표출되는 민심이 그러하니 어찌할까.
사실 민심이 이렇게 된 데는 두 후보가 자초한 측면이 크다. 둘 다 자신의 이미지 관리에 문제가 있다는 것이 중론이다. 3선의 이병석 의원은 자수성가한 대표적인 정치인이다. 돈도 많지 않고, 화려한 경력도 없지만 허화평 전 의원, 고 박태준 포스코 회장 같은 거물들과 진검 승부를 하며 성장했다. 정치판에 오래 몸담았는데도 큰 허물도 없는 후보다. 그런데 이상할 만큼 인기가 없다. 얼마 전 포항의 한 방송국에서 선거구민들에게 이병석 의원에 대한 평가를 물으니 열에 일곱, 여덟은 고개를 젓더라는 것이다. 1월 본지의 현역 의원 교체 희망도 조사에서도 상위권에 랭크될 정도였다. 일각에서는 말이 앞서고, 경상도 사람답지 않은 재빠른 처신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본인으로선 향후 국회 지도부에 입성해야 하고, 다선 의원을 갖지 못한 대구'경북 지역의 '귀중한 자산'이 되려면 극복해야 할 과제가 적지 않은 것이다.
남'울릉의 김형태 후보의 경우 상당히 심각한 상태다. 낙천한 새누리당 예비후보들의 반발이 계속되다 보니 선거운동에 나서기는커녕 내부 정비도 하기 힘들 정도다. 얼마 전 기자간담회에서 기자와 말싸움을 벌이더니 며칠 전에는 당원협의회 내 중앙위원들이 대거 사퇴서를 내기에 이르렀다. 이상득 의원의 공백과 '이상득 맨'들의 기득권 지키기에 따른 현상이기도 하지만, 인지도가 약한 정치 신인으로선 너무나 큰 난관에 봉착해 있다. 이 때문에 상대적으로 인지도 있는 무소속 후보가 실리를 챙기는 듯한 국면이다. 원래 선거에서는 '공천이 만사(萬事)'라고 했다. 그런 면에서 새누리당이 포항에서만큼은 '구태에 젖은 정당'이라는 인식에서 벗어나기 힘들 것 같다.
박병선 동부지역본부장 lala@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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