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의 공천자가 확정되자 대구경북 곳곳이 후유증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전석 석권의 신화는 이번 선거에서 이어질지 불투명하다는 것이 총선 23일 전의 대구경북 판세다. 질질 끌던 대구지역 공천자가 발표되자 새누리당 한 관계자는 "살아서 돌아오라"고 말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한숨을 쉬었다.
◆대구
▷중남구
김희국 전 국토해양부 차관이 새누리당 공천자로 확정되면서 현역인 배영식 의원과 박영준 전 지식경제부 차관, 이재용 전 환경부 장관 등 현역의원과 전직 장'차관들이 맞붙는 총선 최대 격전지로 급부상하고 있다. 게다가 새누리당 공천에 탈락한 후보들이 무소속 출마를 벼르고 있어 선거구도가 복잡해지고 있다. 배 의원은 공천탈락에 반발해 무소속 출마 의사를 밝혔고, 박영준 전 차관도 지역연고가 없는 인사들을 낙하산 공천하는 무리수를 용납하지 않겠다며 출마를 강하게 시사했다. 공천 탈락한 남병직 후보는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다.
▷동갑
지역에서 드물게 여야 각 정당들의 자존심을 건 대결이 치러질 것으로 보인다. 류성걸 새누리당 후보와 임대윤 민주통합당 후보, 정해은 자유선진당'송영우 통합진보당 후보 간 경쟁구도에 새누리당 공천탈락에 반발한 오태동 후보와 손종익 후보가 무소속으로 뛰어들었다. 오 후보는 19일 기자회견을 통해 "특정 고교 동문들이 공천을 주고받고 한 행위에 대해서는 반드시 지역민들의 심판을 받아야 한다"며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다. 또 주성영 새누리당 대구시당위원장을 공직선거법상의 후보자비방죄 등으로 고소할 예정이다.
▷북갑
수성갑에 예비후보 등록을 했던 권은희 ㈜헤리트 대표이사가 낙점되면서 공천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이달희'이명규 후보 등 공천탈락자들의 반발 못지않게 무소속 후보들의 반발도 거세다. 일부 후보들은 공천에 반발해 무소속 연대 움직임도 감지되고 있어 총선구도 자체가 급변하고 있다. 이달희 후보는 "듣도 보도 못한 인물이 공천돼 어이가 없다"고 했고, 현역인 이명규 의원 측도 19일 새누리당에 공천 재심청구를 했다.
▷북을
현역의원인 서상기 후보가 공천을 받으면서 서 후보에 맞서 무소속 후보와 야권단일화 후보 간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공천에 탈락한 김충환'조영삼 후보가 "돌려막기식 퍼즐 공천은 당의 오만을 드러낸 것이다"며 무소속 출마를 강하게 시사하고 있는데다 19일 조명래 통합진보당 후보와 이헌태 민주통합당 후보와의 야권단일화가 지역에서 최초로 성사됨에 따라 야권단일화 바람까지 가세해 혼전 양상을 띨 것으로 보인다.
▷수성갑
이한구 의원이 새누리당 공천을 받으면서 김부겸 민주통합당 후보 간 '빅매치'가 예고되고 있다. 공천 탈락한 김대현'서성교 후보의 반발도 거센 편이다. 김대현 후보는 "신인이나 다양한 정치적 목소리 특히 지역발전과 지역정치는 안중에 없고 오로지 중앙정치만 존재한 공천이다. 서울TK만 있고, 대구TK는 없었다. 지역민들의 의견을 수렴해서 향후 거취에 대해 고민하겠다"고 밝혔다. 서성교 후보도 "시스템에 의한 공천을 약속했지만 현역의원 25% 탈락시키는데 머물고 어떤 방식에 의해 새로운 인물을 추천했는지 그 과정이 의심스럽다"고 비난했다.
▷수성을
주호영 의원이 공천을 받으면서 탈락후보들의 반발이 거세다. 그러나 아직까지 무소속 출마를 선언한 후보가 없어 주 후보와 민주통합당의 남칠우 후보'정기조 무소속 후보 간 3자 대결이 성사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김형렬 후보는 "불법선거 위반 혐의가 있는데도 공천을 한다는 것은 이해가 안 된다. 향후 거취에 대해 고민하겠다"고 했고, 이노수 후보는 불출마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최창희기자 cchee@msnet.co.kr
◆경북
▷경주
손동진 후보가 공천을 반납하자 새누리당이 정수성 의원을 재공천했다. 김석기 후보는 19일 오전 기자회견을 갖고 "당(새누리당)으로부터 공천을 받지 못했으니 시민들에게 직접 심판을 받겠다"면서 "탈당 후 무소속으로 끝까지 도전하겠다"고 밝혔다.
정종복 전 의원 측은 "공천위에서 배제됐던 정수성 후보에게 공천이 간 것은 이해할 수가 없다"면서 "일단 탈당 후 무소속 출마를 고려 중"이라고 밝혔다. 정 전 의원 측은 19일 오후 또는 20일쯤 공식 입장을 밝힐 것으로 보인다.
이에 앞서 18일 제19대 국회의원 총선 새누리당 경주시선거구 공천자로 확정된 정수성 후보는 "반드시 당선돼 재선 국회의원으로서 경주지역 발전을 10년 이상 앞당기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구미
새누리당은 18일 여론조사 경선을 거쳐 구미갑에 정치 신인인 심학봉 예비후보와 구미을에 현역 의원인 김태환 예비후보를 각각 확정했다.
3선 의원인 김성조 예비후보는 새누리당이 이번 총선 공천 때부터 적용한 이공계열이나 여성'장애인 정치 신인에게 최고 20%의 가산점을 부여한다는 규정의 첫 희생양이 됐다. 전인철 예비후보는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다.
구미을 선거구는 김태환 후보가 김찬영 예비후보를 여유 있게 따돌리고 새누리당 후보로 선정되자 일부 후보들이 탈당해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다.
허성우 예비후보는 16일 "무소속으로 출마해 유권자들의 공정한 심판을 받겠다"고 했다. 허 후보는 "정치라는 것은 시민들의 행복을 가장 우선시해야 한다는 것을 다시 한 번 되새기면서 새누리당을 탈당해 끝까지 완주할 것이다"고 밝혔다. 김연호 예비후보도 무소속 출마를 예고했다.
▷영주
투표소 경선을 실시, 장윤석 예비후보를 공천자로 선출했다. 그러나 장 후보와 경쟁을 벌인 김엽 예비후보가 불공정 경선이라고 반발, 막판에 경선을 거부하는 사태가 발생해 후유증이 예상된다.
김엽 후보 측은 경선일인 18일 오전 기자회견을 열고 "투표인단 모집과정에 불법'탈법 사실이 드러난 만큼, 더 이상 경선에 참여할 수 없다"며 경선 거부 의사를 밝혔다. 김 후보는 "중앙당의 엄정한 판단을 기다린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장윤석 후보는 "경선은 정상적으로 치러졌다"며 "공개된 녹취록은 당원이 한 것이 아니다. 당원이라면 그런 짓을 할 리가 없다. 불법적으로 도청한 행위다. 통신법을 정면으로 위반한 행위다. 도청은 법적 효력이 될 수 없다"며 말을 아꼈다.
김엽 후보가 경선 거부를 한 가운데 18일 오후 2시부터 5시30분까지 예정대로 영주국민체육센터에서 경선이 치러졌다. 결과는 974명이 참석, 장윤석 후보 707표, 김엽 후보 266표, 무효 1표로 장 후보가 일방적으로 승리했다.
한편 영주선관위는 "경선 후보 등록을 했고 정상적으로 경선이 진행된 만큼 경선이 이뤄진 것으로 봐야 한다"며 "선관위는 경선을 위탁받아 진행만 했다. 경선 무효화 주장은 최종적으로 중앙당이 판단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불공정 경선 주장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김 후보는 탈당 후 무소속 출마가 불가능하게 된다.
▷영천
영천 지역 총선은 현역 의원인 정희수 새누리당 예비후보, 추연창 민주통합당 예비후보, 최기문 무소속 예비후보의 대결구도로 치러지게 됐다. 정 후보는 이달 15, 16일 김경원 예비후보와의 전화여론조사 경선에서 승리해 새누리당의 공천자로 확정됐다.
정 후보는 "경선 승리는 영천 시민과 새누리당의 승리"라며 "본선에서 압도적 승리로 3선 의원이 돼 지역 현안을 해결하고 영천의 도약을 이끌어 내겠다"고 밝혔다. 또 정 후보는 보도자료를 통해 "한화그룹 폭행사건에 연루돼 도덕적으로 하자가 드러나 새누리당 공천에서 탈락한 후보가 무소속으로 출마하려는 것은 새누리당과 영천시민의 염원에 대한 배신행위"라고 최 후보를 비판했다.
이에 대해 최 후보는 "이미 특별사면으로 마무리된 사안을 언급하는 것은 비열한 행태"라며 "시민의 여망을 받들어 총선에서 반드시 승리할 것"이라고 맞받았다. 최 후보는 "이제까지 경마공원이나 경제자유구역 등 국책사업을 제대로 추진하지 못한 정치인이 3선이 된다고 잘 마무리 하겠느냐"며 "시민이 뽑은 시의원과 도의원을 수행비서처럼 대하는 것은 상식에 어긋난 행위"라고 주장했다.
▷고령성주칠곡
새누리당의 고령성주칠곡 공천 혼선으로 선거구도는 더욱 복잡하게 전개되고 있다. 새누리당은 18일 공천자를 석호익 예비후보에서 이완영 당 환경노동위원회 수석전문위원으로 전격교체 했다.
이에 석 후보에 밀렸던 이인기 의원이 즉각 반발했다. 이 의원은 "공천위가 끝내 공정성과 절차를 무시한 구태적 전횡을 되풀이 했다"며 "재심 청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당원과 지지자들의 의견을 수렴해 향후 거취를 다시 결정하겠다"며 무소속 출마의 가능성을 시사했다. 석호익 후보도 18일 새누리당의 공천철회가 기정사실화로 굳어지자 기자회견을 자청해 "새롭게 태어난 새누리당에 걸림돌이 되지 않기 위해 공천을 반납하고, 왜곡된 진실을 바로잡고 지역구 주민들에게 직접 심판 받기 위해 무소속으로 출마한다"며 탈당을 선언했다.
이로써 이번 총선은 지역세력 대결로 치러진 18대 총선과 같은 양상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높다. 고령과 성주를 합한 유권자 수보다 칠곡군의 유권자가 2만3천 명 정도 많아 칠곡 출신이 상대적으로 유리한 입장이다.
새누리당 공천을 거머진 이완영 후보와 무소속 출마를 선언한 석호익 후보는 성주 출신인 반면 3선의 이인기 의원은 칠곡 출신이라 그가 무소속으로 출마할 경우 누가 당선될지 예측하기 어렵다는 것이 지역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사회2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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