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대물림하는 학교 폭력 사슬 끊어야

전국 16개 시도 초등학교 4학년부터 고등학교 3학년까지 558만여 명을 대상으로 한 교육과학기술부의 학교 폭력 피해 전수조사에서 12.3%가 최근 1년 동안 피해 경험이 있거나 본 사실이 있다고 답했다. 강원도가 15.1%로 가장 높았고, 서울 14.2%, 광주 13.6% 순이었다. 대구는 9.1%로 제일 낮았고, 경북은 전국 평균 아래인 11.2%였다. 이 수치는 서면 조사에 따른 것으로 답변 회수율이 25%였지만, 학교 폭력의 현 실태를 짐작할 수 있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학교 폭력의 무서운 점은 가해 학생이 이를 중대한 범죄 행위로 생각하지 않고, 대물림한다는 것이다. 이는 대학교에 들어가서도 없어지지 않는다. 신입생 환영회에서의 폭력이나 지나친 얼차려, 강제적인 술 먹이기 등의 모습으로 나타난다. 피해 학생은 고학년이 되면 가해 학생으로 바뀐다. 잘못된 이 관습은 수많은 폐해가 드러났음에도 하나의 대학 문화라는 핑계로 선배와 교수, 학교의 묵인과 방조로 아직 없어지지 않고 있다.

그나마 이번 조사에서 대구의 피해 학생 비율이 낮은 것은 고무적이다. 대구시 교육청은 학교에 배움터 지킴이와 전문 상담 인력을 배치하고, 교육청에 학교 폭력 전담 부서를 설치하는 등의 노력을 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 노력이 충격적인 사건 발생으로 여론이 집중할 때만 반짝하는 일회성에 그쳐서는 안 된다. 교육청은 이번 결과를 집중적으로 분석해 폭력이 자주 일어나는 학교나 학교 바깥의 장소에 대해서는 특별 관리해 폭력 행위가 일어나지 않도록 미리 예방할 필요가 있다. 전국에서 제일 낮은 비율의 문제가 아니라, 학교 폭력을 아예 뿌리 뽑는다는 생각으로 끊임없는 교육과 관리 감독을 게을리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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