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의 4'11 제19대 국회의원선거 공천작업이 18일 마무리 됐다. 그러나 '역대 최다 현역 물갈이'(교체율 41%)에 따른 여진이 만만치 않다. 과정도 엉망이었던 만큼 후폭풍이 거세다.
먼저 정몽준 전 대표는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의 '총선 책임론'을 들고 나왔다. 정 전 대표는 18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지금이라도 사당화 차원의 잘못된 공천에 대해서는 시정을 해야 한다"며 "박근혜 비대위원장은 총선결과에 무한 책임을 져야 한다"고 압박했다.
이어 정 전 대표는 당내 민주화를 위해 비대위의 독주를 견제할 장치가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그는 "당내 민주화와 당면 현안에 대한 활발한 논의를 위해 차기 총선 출마 여부와 관계없이 현역 중진들이 참여하는 회의가 매주 열려야 한다"고 요구했다.
서울 중랑갑의 초선인 유정현 의원은 더욱 원색적으로 불만을 토로했다. 유 의원은 "공천을 두고 몇 지역에서 썩은 내가 난다"며 "납득할 수 없는 이유로 한 사람의 정치 인생을 망가뜨리고 있다"고 성토했다. 그는 여론조사 1위인 자신(37.6%)이 지지율이 12분의 1에 불과한 하위권 후보(3.1%)에게 밀려 경선기회도 잡지 못했다며 탈당과 함께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다.
당내 주류가 된 친박근혜 진영에서도 볼멘소리가 나왔다. 유승민 의원은 이번 공천과정에서 친박계가 역차별을 받아 당의 전체 총선경쟁력에 문제가 생겼다고 주장했다.
유승민 의원은 18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서울 서초갑 지역에서 공천을 신청한 이혜훈 의원은 친박(친박근혜)계 중에서도 이명박 정부 출범 후 당직도, 장관도 못하고 핍박만 받아온 사람"이라며 "이런 것이야말로 친박 역차별"이라고 비난했다. 유 의원은 자칫 이러한 공천결과가 보수진영의 분열로 이어질 경우 총선경쟁력에 문제가 생길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이와 함께 야당과의 진검승부가 예상되는 부산경남지역에서도 친이계 공천 탈락자들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친이계인 안경률 의원과 박형준 전 청와대 정무수석은 18일 공천 탈락 소식을 듣자마자 곧바로 당에 이의를 제기하고 무소속 출마를 검토하고 있다.
박 전 수석은 성추문 의혹에 휘말린 유재중 의원에 밀려 탈락한 데 대해 반발했다. 박 전 수석은 경선 룰도 원칙도 없이 친박계인 유 의원에게 유리하게 갑작스럽게 변경한 의혹도 제기했다. 안 의원 역시 하태경 열린북한방송 대표가 공천된 데 대해 지역 주민의 뜻을 무시한 처사라고 불만을 표출했다.
정치전문가들은 "일단 공천이 완료되고 나면 정치권의 화제는 공천반발이 아니라 총선국면으로 급격하게 전환된다"며 "공천탈락자들의 조직화 여부가 향후 후폭풍 규모를 좌우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유광준기자 june@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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