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꽃피는 은행株…유럽경제 호전되면서 반등

은행주(株)에 봄이 왔다. 지난해 유럽 재정 위기와 미국발 금융 위기 이후 추풍낙엽처럼 떨어졌던 주가가 올 들어 반전 드라마를 써가고 있다. 그리스 디폴트 위기가 숙지고 미국의 경기 지표가 회생 기미를 보이면서 기관투자자들과 외국인이 쌍끌이로 은행주를 끌어올리고 있다.

19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은행 업종 지수와 금융 업종 지수는 각각 1.1%, 0.9% 오르며 업종 상승률 상위 그룹에 이름을 올렸다. 특히 DGB금융지주는 5% 넘게 오르며 1만7천250원에 마감했다. 이 밖에도 전북은행이 4% 넘게 올랐고, 우리금융지주와 하나금융지주, 한국외환은행이 각각 1%대 상승률을 보였다.

은행주의 강세는 19일 만의 현상은 아니다. 올 들어 지속적으로 강세를 보이고 있다. 코스피 상승률보다 높은 주가 상승률이 은행주의 상승세를 입증하고 있다.

1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 들어 우리금융지주는 45% 가까이 올랐다. 지난해 말 1만원을 밑돌던 주가는 이달 들어 1만3천원대까지 치솟았다. 이 기간 코스피지수 상승률이 12.1%인 것과 비하면 4배가량 웃도는 상승률이다. 하나금융지주도 23.3%, KB금융 19.3%, 신한지주 12.9% 등으로 코스피 대비 초과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이 같은 상승세의 원동력은 기관투자자와 외국인들의 행보다. 올 들어 기관투자자들은 우리금융지주와 KB금융지주 주식을 각각 2천115억원어치, 1천603억원어치 순매수했다. 이는 금액면에서 기관투자자의 올해 순매수 상위 5위권이다. 외국인도 올 들어 KB금융을 3천610억원어치 순매수하며 주가 상승을 이끌었다. 신한지주(1천410억원)와 우리금융지주(220억원)에 대해서도 보유 비중을 늘렸다.

이 같은 은행주 강세에 대해 전문가들은 유럽과 미국의 경제 상황이 차츰 정상화되면서 국내 은행주에 숨통이 틔었다고 분석한다. 최근 그리스에 대한 2차 구제금융 제공이 확정되고 그리스와 민간 채권단이 국채 교환 조건에 합의하면서 대규모 자금 회수에 따른 신용경색 우려는 다소 줄었기 때문이다. 미국 금융주 강세도 국내 은행주 상승을 돕고 있다.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가 시행한 스트레스 테스트에서 지난주 미국 19개 대형 은행 중 15곳이 통과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은행들의 자금 상태에 대한 투자자들의 우려가 한층 가라앉았기 때문이다.

홍영기 하이투자증권 대구지점 이사는 "글로벌 유동성 확대로 위험자산 선호도가 높아져 은행주의 저가 메리트가 부각되고 있다"며 "국내 은행주 가격이 낮게 평가돼 있기 때문에 외국인과 국내 기관들의 관심이 한층 더 커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김태진기자 jin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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