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시도 때도 없는 발파소음·진동…상리동 KTX지하화 구간

주민들 소음 시달려…항의 잇따르자 "하루에 1만5천원 방값 보상"

KTX 2단계 지하화 구간 인근에 사는 주부 변모(40'대구 서구 상리동) 씨는 요즘 시도 때도 없이 들리는 폭발음 때문에 가슴이 덜컹덜컹 내려앉는 일이 잦다. 가족들이 조용히 쉬는 저녁시간에는 '드르륵 드르륵' 거리는 소리가 울려 신경이 곤두선다. 마을 지하의 KTX 지하화 구간 공사 과정에서 발파 작업이 이어지기 때문이다. 이달에는 발코니 타일 겉면이 떨어지고 화장실 문 틈이 벌어지기도 했다.

변 씨는 "윗집에서 의료용 기기를 사용하는 줄 알고 항의까지 했는데 그게 아니었다. 공사장에서 나는 소음진동 피해가 이만저만이 아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대구 서구 상리동 경부고속철도 지하화 구간 공사장 인근 주민들이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한국철도시설공단은 경북 칠곡군 지천면 연호리에서 대구 서구 이현동을 잇는 고속철도 2단계 도심 지하 통과 구간 공사를 진행 중이다. 총 연장 5.5㎞로 2013년 말 완공예정이다.

민원이 제기되고 있는 구간은 방천터널(2.4㎞)이 지나는 서구 상리동 주택가다. 다가구 주택과 공장, 카센터 등 35가구가 살고 있는 이곳은 지하 13~14m에서 터널이 통과한다.

주민들은 터널 공사를 하면서 발생하는 발파 소음과 진동 때문에 일상생활이 힘들다며 하소연하고 있다. 또 올 초부터 발파 작업이 시작되면서 주택에 균열까지 생기고 있다는 것.

이 때문에 상리동 주민들은 최근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철도시설공단과 시공사인 D건설 측에 발파 중단을 요구하는 내용 증명을 보내기도 했다.

김외준 비상대책위원장은 "공사 직전 주민설명회 당시 발파를 하지 않을 것이라 설명해놓고 시공사는 예고도 없이 수시로 발파 작업을 한다. 주민 피해대책을 세우라 "고 목소리를 높였다.

비상대책위에 따르면 D건설은 주민항의가 빈발하자 지하 발파 공사기간 동안 한 달 방값으로 45만원씩 3개월치 135만원을 지급하겠다는 제안을 했다는 것.

주민 김모(37'여) 씨는 "4인 가족이 묵을 수 있는 하루 1만5천원짜리 방이 어디 있느냐. 공사기간 동안 여관비를 받고 다른 곳에 있으라는 것은 주민들을 무시하는 처사"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국철도시설공단과 D건설 측은 "소음진동 기준이 관리기준치를 넘지 않도록 관리하고 있다"면서도 "최대한 주민 피해를 줄일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으며 주민들과 계속 협의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장성현기자 jacksoul@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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