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역사 속의 인물] 고독한 작곡가, 무소르크스키

빈곤하고 고독했지만, 음악이 있었기에 행복했다. 모데스트 무소르크스키(1839~1881)는 '러시아 국민악파 5인조'로 유명한 작곡가였지만 고통스런 삶을 살았다.

1839년 오늘, 러시아 카레보에서 지주의 아들로 태어났을 때는 유복했다. 어머니에게 피아노의 기초를 배우고 9살 때 난해한 리스트 곡을 연주한 음악 신동이었다. 어릴 때 유모에게서 수없이 들어온 전래동화로 인해 그의 음악 세계는 러시아의 전통문화와 민중의 삶을 표현하는 것으로 나아갔다.

사관학교를 졸업하고 장교로 근무하면서도 피아노 곁을 떠나지 않았다. 20대 초반 아버지에게 물려받은 재산을 탕진해 빈털터리가 됐다. 젊은 시절 사촌을 사랑했는데 그녀가 요절하자 평생 결혼하지 않았다. 친구들이 차례로 죽으면서 고독감은 더해갔다. 피아노 모음곡 '전람회의 그림'도 화가 친구의 유작 전시회에서 영감을 얻은 것이다. 하숙집에서 내쫓겨 지인의 집에 얹혀살면서도 작곡만큼은 쉬지 않았다. 42세 때 죽으면서 이런 말을 남겼다. "모든 것이 끝났어. 나처럼 불행한 사람이 또 어디 있을까."

박병선/동부지역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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