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도시공사가 벼랑 끝 재무 위기 상황에 처한 것으로 확인됐다.
내달부터 5월 중순까지 갚아야 할 단기 자금 550억원을 포함해, 연말까지 750억원을 상환해야 하지만 변제 능력이 없다. 21일 도시공사가 대구시의회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도시공사의 전체 금융부채는 단기자금 550억원을 포함해 4천627억원(21일 기준)으로 이 중 올해 안으로 갚아야 할 부채는 회사채 200억원까지 포함하면 총 95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 중 3개 시중은행으로부터 빌린 단기자금의 상환일이 4월과 5월 연이어 다가오지만 갚을 능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도시공사는 시중은행 대출금을 당장 내달 13일에 250억원, 5월 18일에 300억원을 갚아야 한다. 정책금융공사와 시중은행으로부터 차입한 회사채인 장기자금 역시 올 10월 100억원, 2013년 2천900억원 등 내년까지 총 3천억원을 상환해야 하는데 재연장이 어려운 상태다.
이에 대해 도시공사는 내달 상환이 돌아오는 단기자금에 대해서는 또다시 단기대출을 얻어 상환하고 회사채의 경우 건물 등 자산 매각을 통해 갚을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마저도 실현 가능성이 낮다는 것이 전문가의 견해다. 올해 이자 부담 예상액이 225억원에 달하고 있는데다 임대 입주자 및 전세 입주자들의 보증금 반환요청 등으로 갚을 여력이 없기 때문이다. 미분양 물량이 3천억원대에 달하는 것도 부채상환의 발목을 잡고 있다. 또다시 금융권에서 대출을 받아 단기자금을 갚을 수 있지만 결국 이자 부담만 늘리는 '돌려막기'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더구나 현재 도시공사가 진행 중인 계속사업은 2월 준공한 죽곡2지구와 6월 준공예정인 성서5차산업단지 및 대구출판산업단지 조성사업, 그리고 내년 4월 준공예정인 삼덕3주거환경개선사업밖에 없다. 사실상 매출을 일으킬 만한 사업이 전무한 상태다.
그동안 도시공사의 부채는 2005년 2천290억원 수준에서 2011년 6천338억원 등으로 급증하는 등 해마다 가파른 상승세를 보여왔다. 그럼에도, 대구도시공사가 무리하게 사업을 확장한데다 특단의 구조조정 노력을 기울이지 않고 있다가 재무상황이 벼랑 끝에 서게 됐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김원구 시의원은 "대구도시공사는 이미 대구시가 감당할 수 없는 부실 공룡기업이 되어버렸다. 이는 감시'감독의 책임이 있는 대구시가 수수방관한 탓"이라며 특단의 조치를 촉구했다.
최창희기자 cchee@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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