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수성구민들의 휴식 공간인 범어공원에 무단으로 텃밭이 조성되고 양봉까지 판치면서 산책 나온 주민들이 불편을 호소하지만 해당 구청은 실태 파악도 못 하고 있다.
20일 오후 대구시 수성구 황금1동 성김대건성당 주차장에서 대구국립박물관으로 이어지는 범어공원 산책로. 이곳은 하루 종일 산책 나온 인근 주민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곳이다.
성김대건성당 주차장 부근과 등산로 입구의 우측 골짜기에는 소규모 텃밭이 6개가량 조성돼 있다. 텃밭에는 파, 시금치 등이 심겨져 있고 야생동물이 들어가지 못하게 그물로 울타리가 쳐져 있었다.
텃밭을 일군 이들은 농업용수로 쓰기 위해 고지대 웅덩이에서 텃밭까지 플라스틱 관까지 연결해두고 있다. 텃밭 주변에는 너덜너덜한 폐현수막은 물론 깨진 플라스틱 양동이 등 작업도구도 곳곳에 널브러져 있다.
범어공원 일대는 근린공원인데다 대구시 소유여서 텃밭을 조성할 수 없지만 인근 주민들은 무단으로 텃밭을 만들었다.
이곳에서 등산로를 따라 50m가량 떨어진 곳에 있는 묘지 부근에는 지목이 묘지인 탓에 법적으로 양봉을 할 수 없지만 벌통 20개가 설치돼 있었다. 주변에는 플라스틱 통과 종이 박스 등이 어지럽게 나뒹굴었다.
주민들은 "구청이 불법으로 조성된 텃밭과 양봉 작업을 단속하지 않는 이유를 모르겠다"며 불만을 터뜨렸다. 산책 나온 한 주민은 "텃밭 주변에 천이나 폐가구, 쓰레기가 난무해 등산하다가 기분을 잡친다. 구청에 민원을 넣었지만 감감무소식"이라고 했다.
또 다른 주민(65)은 "산책로 바로 옆에서 양봉을 하는 바람에 벌이 날아들어 놀랄 때가 많다"며 "최근 외국인 친구와 범어공원에 갔다가 너무 지저분해 고개를 들지 못했다"고 불평했다.
이에 대해 수성구청 관계자는 "텃밭 실태와 경작인들을 파악한 뒤 행정조치 여부를 고려해보겠다"고 말했다.
이창환기자 lc156@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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