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입주 전 빈 아파트 전시장'관람시간 10시까지 연장…

미술작품, 우리 일상속으로 더 친근하게

갤러리 디엠은 입주 전 빈 아파트에 조각, 설치, 영상 등 작품을 설치해 전시장으로 꾸몄다.
갤러리 디엠은 입주 전 빈 아파트에 조각, 설치, 영상 등 작품을 설치해 전시장으로 꾸몄다.

미술 시장이 침체된 가운데 미술 작품을 좀 더 친근하게 감상할 수 있는 아이디어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갤러리 디엠은 생활 속 공간을 활용한 실험적인 전시의 일환으로 입주 전 아파트에서 여는 디컨페이스(Deconpace)전(053-952-3232)을 4월 22일까지 연다. 수성SK리더스뷰 103동 33층에서 진행되는 이번 전시는 빈 아파트 전체를 이용해 평면, 설치, 조각, 영상 등 다양한 장르의 작품을 풍성하게 전시하고 있다.

'아파트'라는 공간을 통해 아파트가 주는 양면의 모습, 개인의 안락 추구와 공동의 생활을 통한 타인과의 단절에 대해 탐구한다.

3301호에는 아파트로 대변되는 현대인들의 삶을 조명하는 작품들이 전시된다. 권력과 욕망에 눌린 채 순수와 진실을 외면한 채 살아가는 인간을 꼭두각시 피노키오의 모습으로 포장한 김봉수, 물질과 감정에 대한 현대인의 집착을 움직이는 키네틱 조각으로 표현한 서승원, 석재의 무거움과 차가운 느낌을 비워내고 바람에 날리는 나무를 주제로 한 방준호 등의 작품이 선보인다.

3302호는 세대와 계층이 끊임없이 변화하는 모습을 재발견하려는 작가들의 노력을 느낄 수 있다. 실제 거리 모습을 차용해 익숙한 환영을 경쾌하게 보여주며 질주하는 오정향, 하루 일과를 일기를 쓰듯 일상을 기록하는 미쓰루 타케야의 작품이 있다. 또 한유민은 자신만의 독특한 캐릭터로 사회가 정한 규칙이나 틀에서 벗어나고자 한다. 배윤정은 획일적으로 이루어지던 유년 시절 우유 급식에 대한 불쾌한 기억을 억압과 구속의 상징으로 이야기한다.

도시에서 상처 주고받으며 살아가는 모습은 3303호에서 발견할 수 있다. 깨어지기 쉬운 도자기의 흔들리는 모습 속에 이미지를 중첩시킨 하인선, 사회구성원을 하나의 점으로 함축시켜 집단과 개인을 한 화면에 드러낸 이조흠의 작품이 눈길을 끈다. 이태호의 선인장은 원색의 강인함으로 생명과 생존을 위한 진화의 상징으로 보여준다.

갤러리 디엠 임희숙 디렉터는 "모델하우스에서 미술작품을 전시한 경우는 있었지만 입주 전 아파트에서 전시하는 것은 처음"이라면서 "문턱이 낮아서인지 많은 사람들이 찾아오고, 실제로 집에 작품을 디스플레이 하는 것을 생각해서 구입하시는 분들도 의외로 많다"고 말했다.

한편 직장인을 위해 오후 10시까지 문을 여는 갤러리도 생겨났다.

갤러리 예움(053-471-0369)은 23일부터 여는 '강민정'한영희'전부터 관람시간을 오후 10시까지 확대하기로 했다.

갤러리 측은 "바쁜 직장인들에게 문화적 혜택을 주고 갤러리에서 문화를 즐기고 휴식을 취할 수 있는 등 갤러리 개념을 확장 운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최세정기자 beacon@msnet.co.kr

사진'성일권기자 sungi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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