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건축학 개론'…15년 뒤 다시만난 첫사랑 그녀, 집 설계 의뢰
이번 주에는 집을 짓는 과정을 사랑에 비유한 우리 영화와, 신분과 환경을 뛰어넘은 남자들의 우정을 이야기하는 프랑스 영화가 개봉해 극장으로 관객을 유혹한다.
먼저 살펴볼 영화 '건축학개론'은 건축과 사랑을 연결한 색다른 멜로 드라마로 '불신지옥'을 통해 만만치않은 역량을 보여줬던 이용주 감독의 신작이다. 영화는 과거 첫사랑의 기억을 간직한 두 남녀가 15년이 지난 후에 다시 만나 추억을 채워가는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대개의 남자 신입생들이 그러하듯 숫기없는 건축학과 승민은 '건축학개론' 수업에서 처음 만난 음대생 서연에게 반하지만 쉽게 고백하지 못한다. 그리고 어느 순간의 오해로 서연과 멀어진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 35살의 건축가가 된 승민 앞에 15년 만에 다시 나타난 서연은 자신을 위한 집을 설계해달라고 한다.
실제로 건축공학과 출신인 이용주 감독은 재회한 남녀가 집을 지어 가는 동안 기억의 퍼즐을 맞춰가는 모습을 통해 새로운 방식의 멜로를 제시하고 있는 것이다. 화려한 캐스팅 역시 개봉 전부터 관심을 끌었다. 이미 스타 반열에 오른 '엄태웅'과 최근 '해를 품은 달'에 출연한 '한가인'을 비롯해 청룡영화상 신인남우상을 받은 '이제훈', 소녀그룹 출신으로 젊은 층에 폭발적인 인기를 얻고 있는 '수지' 등이 출연해 스무 살 시절과 15년이 지난 현재를 오가는 이야기를 2인 1역으로 소화하고 있다. 또한 스무 살 '서연'이 '승민'에게 건넨 이어폰에서 들리는 전람회의 '기억의 습작'은 이 영화를 지배하는 정서를 가장 잘 반영한 음악이라 생각된다. 118분, 12세 관람가.
프랑스 '언터처블:1%의 우정'…전신불구 백만장자 백인과 백수 흑인의 우정 실화
한편 '언터처블: 1%의 우정'은 백만장자이자 전신 불구인 남자와 피부색도 다른 무일푼의 백수가 만나 우정을 나누는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온종일 누군가 돌봐주지 않으면 움직일 수 없는 백만장자 필립(프랑수아 클루제)은 어느 날 우연히 가진 것이라고는 건강한 신체가 전부인 백수 드리스(오마 사이)를 만나게 된다. 드리스의 거침없이 자유로운 성격에 필립은 호기심을 가지게 되고 그에게 내기를 제안한다. 앞으로 2주 동안 필립에게서 잠시도 떨어지지 않고 간호하며 견딜 수 있는지를 테스트해보겠다는 것이다. 원래 참을성이 조금도 없지만 드리스는 오기가 생겨 내기를 수락하기에 이르고 극과 극의 두 남자가 함께하게 될 여정이 관객을 궁금하게 만든다.
신분상의 격차를 지닌 사람들의 이야기를 하기에 적합한 인물의 설정 역시 눈에 띈다. 최고급 자동차가 6대인 귀족 필립과 부양할 동생이 6명인 빈민촌 출신 드리스. 그리고 백인과 흑인이라는 명백한 피부색의 차이, 불구가 된 몸 때문에 자유가 없는 필립과 잃을 것이 없기에 자유분방한 드리스의 성격 모두 앞서 이야기한 바와 같이 극과 극이기 때문이다. 절대 만날 수 없는 사람들이 만나 서로 우정을 교감하는 영화이기에 이를 비현실적으로 볼 수도 있다. 그런데 다분히 영화적인 설정으로 보이는 두 남자의 이야기는 놀랍게도 실화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 TV 다큐멘터리를 통해 프랑스 전역으로 방영된 우정 어린 두 남자의 이야기는 즉각적으로 영화화되기에 이르렀고 완성된 후 실제 주인공들에게 가장 먼저 선보이기도 했었다.
프랑스 박스오피스 10주간 1위를 기록하며 이미 2천만 명 이상의 관객을 모은 작품인 만큼 국내 시장에서도 만만치 않은 저력을 보여 줄 것으로 보인다. 112분, 12세 관람가.
김삼력 영산대 영화영상학과 교수 ksr@ys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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