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 간 인구이동이 보편화되고 있다. 우리나라 역시 재한외국인 126만 명, 결혼이민자 21만 명의 다인종, 다문화사회에 성큼 발을 들여놓았다. 경상북도의 경우에도 2012년 3월 현재 결혼이민자가 9천946명으로 2006년 대비 3.5배 증가했으며, 그 자녀들도 2006년 대비 5.8배 증가한 9천147명이 거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문화'가 거스를 수 없는 시대의 흐름으로 부상했다는 사실은 이미 사회 여러 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우리 정부는 다문화에 대한 획기적 인식 전환을 위해 '조국과 민족의 무궁한 영광을 위하여'로 시작하던 '국기에 대한 맹세'를 '대한민국의 무궁한 영광을 위하여'로 변경했다. 지난해부터는 복수국적을 제한적으로 허용하는 법안을 시행하고 있다. 국방부가 장교 임관 선서 등에서 사용했던 '민족'이라는 용어를 '국민'으로 바꾸고 있는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최근에는 영화 '완득이'가 다문화가족의 문제를 따뜻한 시선으로 그려내 호평을 받았다. 이 영화에서 주인공의 어머니로 등장한 필리핀 결혼이민여성, 아자스민 씨는 새누리당 국회의원 비례대표가 됐다.
이는 우리나라가 외국인과 더불어 살아가는 사회로 급속히 전환하고 있음을 단적으로 말하고 있다. 외국인 여성과의 결혼은 더 이상 낯선 일이 아니며, 심지어 이주노동자의 노동력과 결혼이민자의 출산은 3D업종과 농어촌 지역 유지의 원동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5천 년 단일민족의 역사를 간직해왔던 우리나라에 지금껏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변화가 시작된 셈이다.
공존, 그리고 다양성의 가치가 고려되는 새로운 패러다임! 그러나 아직은 풀어야 할 과제들이 더 많은 것이 사실이다. 다문화가족이 늘어날수록 다문화에 대한 수용성 부족, 자녀세대 성장에 따른 교육과 이혼 등 다문화 사회의 갈등과 통합이 문제로 부각되고 있는 것이다.
경상북도는 이런 부분을 해결하기 위해 전국 최초로 다문화가족지원 종합대책을 수립해 결혼이주여성들의 결혼에서 출산, 자녀양육, 교육, 가족관계, 인권보호, 사회 및 경제활동에 이르기까지 생애주기별 맞춤형 지원을 매년 추진하고 있다. 그중 2010년 전국 최초로 실시한 다문화가정 자녀 무상보육이 전국으로 확대되는 계기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또 다문화가족의 인권보호에 초기 대응하기 위해 도 단위 최초로 이주여성긴급지원센터(1577-1366)를 설치하는가 하면, 이주여성전용쉼터를 조성하는 등 다문화가족의 가정불화, 폭력 등에 대비한 지원시스템을 구축했다. 다문화가족지원기금설치 조례를 제정해 2014년까지 60억원을 조성, 다문화가정 자녀들의 교육재원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이러한 노력의 결과 지난해 언론사가 제정한 다문화대상에서 중앙 및 지방자치단체 중 유일하게 경상북도가 다문화정책우수기관으로 선정돼 특별공로상을 수상했다.
경상북도는 이달 5일 또 한 번의 새로운 도전을 시작했다. 행정의 지원 인프라가 제대로 구축되지 않고서는 급속히 진행되는 다문화사회에 선제적, 종합적으로 대처하기 힘들다는 판단 아래 전국 최초로 다문화 업무만을 전담하는 '다문화행복과'를 설치한 것이다.
앞으로 다문화행복과는 '행복' 의미를 두어, 다문화 가족이 진정으로 행복한 세상을 만들고, 다문화가족의 119, 국제교류협력강화, 글로벌 인재육성에 중점을 두고, 미래 다문화사회를 차근히 준비해 나갈 계획이다.
이제 본격적인 업무를 시작한 지 20일. 하지만 다문화행복과는 머지않아 경북, 아니 대한민국의 핵심부서가 될 것이 분명해 보인다. 때는 바야흐로 지구촌이 하나된 국제화 시대! 이제 '다문화'는 이주노동자나 결혼이민자에게만 국한된 문제가 아니라 우리 모두에게 주어진 과제이다.
김승태/경북도 보건복지여성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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