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은 고대 페르시아 제국 이후 1979년 팔레비 왕조가 무너지기까지 30여 개의 왕조와 무수한 영웅이 명멸한 역사를 지니고 있다. 18세기 중반 아프샤르 왕조를 창시한 나디르 샤는 그중에서도 두드러진 인물로 광활한 영토를 정복, '페르시아의 나폴레옹', '제2의 알렉산더'로 불린다.
튀르크계 아프샤르족 출신인 그는 1688년(추정)에 태어나 지방의 호족으로 성장했다. 당시 200년 이상 된 사파비 왕조가 반란을 일으킨 호타키 왕조에 의해 흔들리자 사파비 왕조를 도와 호타키 왕조를 끝장냈다. 뒤이어 사파비 왕조를 몰아내고 1736년 아프샤르 왕조의 샤(왕)로 즉위했다. 나중에 알렉산더 대왕에 비교됐으나 정작 자신은 칭기즈칸과 티무르를 존경했고 칭기즈칸과 비슷한 군사적 천재성과 잔인함을 바탕으로 정복에 나섰다.
1739년 오늘, 무굴제국의 델리를 점령한 그는 오늘날의 이란과 이라크, 아프가니스탄과 파키스탄, 중앙아시아의 코카서스 지역, 아라비아 반도의 오만까지 아울렀다. 그러나 그는 지병을 앓으며 성격이 더 포악해져 공포정치를 시행했고 1947년 진중에서 암살됐다. 아프샤르 왕조는 이후 세력이 약화해 50년 동안 더 유지되다가 멸망했다.
김지석/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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