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11월 중학생의 교감 폭행 사건에 이어 대구 서구의 한 여중생이 수업 시간에 여교사를 마구 폭행한 사건이 드러나 교권침해가 심각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대구 서부경찰서는 22일 학교 수업 시간에 자신을 나무라는 선생님을 폭행한 혐의로 여중생 K(14) 양을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K양은 21일 오전 9시 30분쯤 대구 서구의 한 중학교 교실에서 기간제 영어 교사 L(29'여) 씨가 소란을 피우는 K양의 머리를 분필 지우개로 두 차례 때리자 이에 격분해 L씨 얼굴을 마구 때리고 발로 수차례 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날 사건은 K양이 수업 시간에 주변 친구들과 시끄럽게 떠들자 교사가 주의를 주는 과정에서 발생했다. 해당 학교에 따르면 L씨는 "조용히 하라"며 분필 지우개를 던졌으나 K양이 이를 피하자 학생자리에 가서 K양의 머리를 분필 지우개로 두 차례 때렸다는 것.
이에 K양은 심한 욕설을 퍼부으며 "남자친구를 데리고 와서 때리겠다"고 협박한 뒤 분필 지우개를 L씨에게 던지며 수차례 뺨을 때렸다.
영어 수준별 수업 시간에는 학생이 10명 정도 있었지만 아무도 말리지 않았다. 옆반의 수학 교사가 달려와 K양의 손목을 붙잡고 복도로 끌고 나왔고 K양은 "놓으라"고 소리치면서 수학 교사를 발로 수차례 찼다.
경찰 조사에서 L씨는 "K양이 수업시간에 심하게 떠들어 제지를 하자 거친 욕설을 했고, 내가 칠판지우개로 머리를 때렸다. 아이들에게 '동영상을 찍어라'며 소리쳤지만 반 학생들은 그냥 구경할 뿐 아무도 말리지 않았다"고 말했다. 사건 발생 직후 L씨는 10일간 치료를 요하는 진단서와 함께 경찰에 신고했다.
학교 측에 따르면 K양은 평소에도 수업 시간에 소란을 피워 여러 차례 주의를 받은 적이 있었다. 학교 측은 21일 선도위원회를 열고 K양에 대해 출석정지 7일과 강제전학을 결정했다.
경찰은 21일 오후 L교사에 대한 조사를 마쳤으며, 이번 주중으로 K양을 불러 정확한 사고 경위와 추가 진술을 받을 예정이다.
최근 들어 대구에서 학생의 교사 폭행 사건이 잇따르고 있다. 작년 11월엔 대구시내 한 중학교 3학년 A군이 교감에게 담배를 빼앗기고 야단을 맞자 교감의 머리와 배 등을 주먹과 발로 폭행했고 올 1월에는 대구 북구의 한 고등학교에서 2학년 B군이 방학 보충수업 시간에 휴대전화를 빼앗은 선생님을 접이식 칼로 위협한 사건이 터졌다.
황수영기자 swimming@msnet.co.kr
댓글 많은 뉴스
국힘 김상욱 "尹 탄핵 기각되면 죽을 때까지 단식"
[단독] 경주에 근무했던 일부 기관장들 경주신라CC에서 부킹·그린피 '특혜 라운딩'
민주 "이재명 암살 계획 제보…신변보호 요청 검토"
국회 목욕탕 TV 논쟁…권성동 "맨날 MBC만" vs 이광희 "내가 틀었다"
이재명, '선거법 2심' 재판부에 또 위헌법률심판 제청 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