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민주당 내우외환…박영선·손학규 선대위 참여 거부

이정희 후보도 사퇴 거부…야권연대 흔들

민주통합당이 총선을 앞두고 안팎으로 위기에 처했다. 안으로는 공천 인선을 놓고 최고위원이 사퇴하는 등 갈등이 여과 없이 표출되고 있고, 밖으로는 불법 경선 논란이 확산되면서 야권 연대 자체가 흔들리는 모양새다.

민주당 박영선 의원이 21일 최고위원직을 사퇴했다. "공천 논의 과정에서 보이지 않는 손이 있었다"면서 공천 작업을 강력히 비판하고 나섰다. 누구의 손인지에 대해서는 함구했지만 "당내 인사도 있을 수 있고 당외 인사도 있을 수 있다"고 '힌트'를 줘, 이른바 '노이사'(盧梨四)로 불리는 친노(親盧)세력, 이화여대(梨花女大) 출신, 486세력 등을 지칭한 것으로 해석된다.

박 의원의 사퇴는 같은 날 출범한 선대위 체제를 흔들었다. 박 의원은 선대위의 양대 위원회 중 MB심판국민위원회를 맡을 예정이었으나 무산됐기 때문이다.

공천에 대한 불만은 손학규 전 대표도 마찬가지였다. 지역과 비례대표 공천에서 자신의 계보가 대거 탈락하는 아픔을 맛봐야 했던 손 전 대표는 20일 한명숙 대표로부터 선대위 특별선대위원장을 맡아 달라는 요청을 거절했다. "백의종군"을 핑계 삼아 정중히 거절하는 모양새를 보였으나 이에 앞서 자신의 계보인 전혜숙 의원이 서울 광진갑에서 공천을 받았다가 취소되자 격노했다는 후문이다.

한편 세력 확산을 위해 야심차게 준비해 왔던 야권 후보 단일화 작업이 무산될 위기에 처하면서 당 밖의 상황도 녹록지 않게 됐다.

문제는 민주통합당과 통합진보당의 후보단일화 여론조사 경선을 실시한 서울 관악을(김희철-이정희)에서 불거졌다. 김 후보가 진보당 대표인 이 후보의 불법 부정 경선 의혹을 제시하면서 후보 사퇴를 종용하고 나선 것이다. 이에 대해 이 후보는 잠시 고민하는듯 했으나 재경선을 제안하면서 끝까지 후보 사퇴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 후보 측은 오히려 민주당 후보들의 "경선 불복"을 주장하면서 민주당과 지도부 회의를 긴급 제안했다.

김 후보를 비롯한 민주당 일각은 부글부글 끓고 있다. 불법 부정 경선에 이어 뻔뻔스럽기까지 하다는 것이다. 특히 이 후보의 부정 경선 의혹이 터져 나오자 노회찬-심상정-강기갑-천호선 등 통합진보당 4인방에게 패한 민주당 후보들이 모두 부정 경선 의혹을 제시하면서 벌떼처럼 일어섰다.

민주당은 "야권 연대가 위기 국면으로 가는 것은 원치 않는다"면서도 "(통합진보당이) 태산 같은 책임감을 전제로 해야 한다"며 사실상 이정희 후보의 사퇴를 전제하고 있어, '당 대 당' 경선이 '당 대 당' 갈등으로 확산될 위기에 처했다.

박상전기자 mikypar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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