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동물의 세계] 개의 임신과 분만(2)

임신한 개가 출산 시기가 되면, 불안하게 주변을 맴돌고, 방바닥을 긁으며 숨을 헐떡이게 된다. 그리고 체온이 1℃ 정도 떨어지게 되는데, 체온 측정은 분만 시기를 예측하는데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 대부분의 개들은 스스로 분만 과정을 준비하고 처리할 수 있지만, 소형견들은 그렇게 하지 못한 경우가 많다. 때문에 임신견의 보호자들은 분만 과정을 정확히 알고, 미리 준비를 해야 한다.

개가 정상 분만을 하게 되면, 가장 먼저 양수가 터지는 과정을 겪게 된다. 양수가 터진 후 1, 2시간이 경과하면, 진통이 심해진다. 첫번째 새끼가 양수막에 쌓인 채로 나오게 된다. 이때, 어미가 양수막을 찢고 새끼를 핥아주며 탯줄을 끊어주게 된다. 이 과정을 통해 태반이 분리되어 나오게 되는데, 어미가 기력이 없거나 허약한 상태라면 보호자가 대신해 주어야 한다. 이후, 가벼운 진통을 겪으면서 후산을 하게 된다. 일반적으로 2시간 안에 다음 새끼가 나와야 하는데, 2, 3시간이 흘러도 새끼가 나오지 않는다면, 즉시 동물병원에 가서 응급처치를 해야 한다.

어미 배속에서 나온 태아는 양수막에 둘러싸여 있다. 배속에서는 태반을 통해 호흡하고 영양을 공급받았지만, 태어난 후에는 폐로 호흡을 해야 되기 때문에, 양수막을 빨리 벗겨주지 않으면 호흡곤란을 겪어서 위험한 상황에 처할 수 있다. 일반 가정에서 분만하게 되면, 어미가 탯줄을 끊지 않는 경우가 있는데, 이때, 새끼의 배꼽 주변을 실로 묶어서 잘라주어야 한다. 집에 있는 일반적인 실로 가능한데, 배에서 1, 2㎝ 정도 떨어진 곳을 실로 꽉 묶어주면 된다. 조금이라도 헐렁하면 나중에 출혈이 생길 수 있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분만 후에 어미가 새끼를 돌보지 않는 경우를 종종 볼 수 있는데, 새끼가 어미젖을 먹지 못 한다면, 성장에 필요한 영양을 공급받지 못 하고, 면역이 형성되지 않아서, 질병을 앓거나, 성장이 더딜 수 있다. 출산 스트레스를 받아서 이런 문제가 생길 수도 있는데, 이 경우에는 의도적으로 새끼를 어미한테 데려가서 젖을 물려주어야 한다. 그리고 어미가 돌보지 않는 새끼는 대'소변을 정상적으로 보지 못 하는 경우도 생기는데, 배와 엉덩이를 마사지 해 주면서 배변을 시켜줄 수 있다. 이렇게 해서 배변을 하게 되면, 대'소변을 어미에게 묻혀서 냄새가 익숙해지도록 하는 것도 어미와 새끼가 친해지게 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다.

하나의 생명이 세상에 태어나는 것은 신비한 일이다. 임신과 분만의 과정을 잘 이해하고 도와주는 것은 우리 곁에 또 하나의 반려동물이 위대한 탄생을 통해서 세상의 빛을 볼 수 있도록 해 주는 동물 사랑의 시작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최동학 대구시수의사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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