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살자고 남 깎아내리는 식음료 시장'.
경기 불황 속에 식음료 업계가 '네거티브 마케팅'으로 들끓고 있다.
소비심리 위축으로 판매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경쟁 업체를 깎아내리고 있다는 것이 업계의 반응. 소비자들은 잇따라 불거지는 식음료 안정성 논란에 불안해하고 있다.
커피믹스 시장에는 '카제인 논쟁'이 뜨겁다.
시장 점유율 8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동서식품'과 시장 진출 1년을 갓 넘긴 '남양유업'은 카제인나트륨이라는 합성첨가물을 두고 진흙탕 싸움을 벌이고 있다.
우유에서 지방을 제거하면 무지방우유가 되는데, 여기에 유당을 제거하고 단백질만 남긴 것이 바로 카제인이다. 보통 카제인은 물에 녹지 않아 용해를 위해 나트륨을 첨가한다.
카제인나트륨이 시장의 이슈가 된 것은 남양유업이 '프렌치카페믹스'를 내놓으며 카제인나트륨을 뺀 제품임을 강조하면서부터다. 소비자들은 카제인나트륨이 포함된 커피믹스를 몸에 좋지 않은 것처럼 인식하기 시작했고, 동서식품은 카제인나트륨이 아무런 문제도 없는 성분이라며 반박하면서도 최근 무지방우유를 첨가한 '맥심 화이트골드'를 출시했다.
본격적인 네거티브 마케팅이 시작된 것은 이달 15일이다. 남양유업은 동서식품이 '카제인을 빼고 무지방우유를 넣었다'고 홍보하면서 실제로는 카제인을 계속 사용해 왔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동서식품 관계자는 "남양유업의 광고는 100% 비방광고"라며 "공정위에 제소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혀 법정 다툼으로 비화될 조짐까지 보이고 있다.
롯데칠성음료도 소주 '처음처럼'에 관한 네거티브 마케팅으로 곤욕을 치렀다. 이달 초 한 케이블방송에서 '처음처럼'에 사용하는 알칼리 환원수가 인체에 유해하다는 내용을 내보내면서 인터넷에는 처음처럼 유해성 논란이 이슈로 떠올랐다. 알칼리 환원수 논란은 SNS를 통해서 확대'재생산되면서 롯데칠성음료는 19일 신문 광고와 보도자료를 통해 루머에 대해 공개적으로 해명하고 음해 행위에 법적으로 단호히 대처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해에는 부산경남지역 주류업체인 대선주조와 무학소주가 치열한 네거티브 마케팅을 펼쳤다. 무학소주가 생산공정에서 발생한 폐수 중 일부를 폐수운반 인허가 없이 외부에 반출한 사실이 적발되면서, 대선주조는 무학소주가 소비자를 기만한다는 내용의 신문 광고를 냈다.
네거티브 마케팅이 난무하는 이유는 불황과 연관이 깊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불황으로 소비 심리가 얼어붙으면서 시장 규모가 축소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 때문에 경쟁업체 깎아내리기를 통해 반사이익을 누리려고 한다는 것.
대형마트 관계자는 "실제로 네거티브 마케팅에서 피해를 입은 업체들은 매출이 급격하게 떨어지는 등 엄청난 타격을 입는다"며 "게다가 그 제품을 꾸준히 구입해온 소비자 입장에서는 안전성 논란이 불거지면 불안감을 크게 느끼기 때문에 아예 시장 자체가 흔들릴 수도 있다"고 말했다. 김봄이기자 bo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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