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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심·삼양 라면 9년간 가격 담합…공정거래위원회 적발

라면 제조업체들이 지난 9년간 가격을 담합 했던 사실이 적발됐다. 업계 1위인 농심이 가격 인상 정보를 미리 알려주면 다른 업체가 따라가는 식으로 여섯 차례에 걸쳐 라면 값을 끌어올렸다.

공정거래위원회는 22일 농심, 삼양식품, 오뚜기, 한국야쿠르트 등 라면 제조업체 4개사가 2001~2010년 9년간 6차례에 걸쳐 가격을 담합한 사실을 적발하고 1천354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고 밝혔다.

라면 가격 답합은 2001년 5월 농심이 주력 상품인 신라면의 가격을 450원에서 480원으로 올리면서 시작됐다. 열흘 뒤 삼양라면(삼양)과 왕라면(야쿠르트) 값이, 7월 1일엔 진라면(오뚜기) 가격이 똑같이 480원으로 뛰었다. 시장점유율이 100%에 육박하는 4개 라면 회사는 2010년까지 총 6차례에 걸쳐 750원까지 가격을 인상했다.

가격을 담합한 9년간 라면 가격은 66.6%에 달한다. 같은 기간 물가 상승률 31%보다 2배 이상 가격이 오른 셈이다. 라면은 전 국민이 매주 평균 1.5개씩 먹는 대표적인 '국민 식품'인 만큼 소비자들에게 충격을 주고 있다.

라면 업체들은 판매실적과 영업지원책, 홍보 및 판촉 계획 등 주요 경영정보를 공유하면서 담합 이탈자가 생기지 않도록 서로 감시했다. 가격 인상을 따르지 않는 업체가 있으면 재고품 할인 기간을 대폭 늘리는 방식 등으로 압박했다.

업체들은 담당 임원과 직원들이 전화와 이메일, 대면회의 등을 통해 협의를 진행했고 이들 업체가 2003~2009년 이메일로 주고받은 경영정보는 공정위가 확보한 것만 340건에 달한다.

업체별 과징금은 농심 1천78억원, 삼양 116억원, 오뚜기 98억원, 한국야쿠르트 63억원이다. 공정위의 조사 과정에서 삼양은 과징금을 감면받기 위해 자진신고했다고 공정위는 밝혔다. 이에 따라 삼양은 과징금을 전액 면제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봄이기자 bo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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