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단일공 복강경 수술

배꼽 구멍으로 수술, 통증 거의 없고 흉터도 감쪽같네

배꼽 구멍 하나를 통해 수술기구를 집어넣어 다양한 부인과 질환을 치료할 수 있는
배꼽 구멍 하나를 통해 수술기구를 집어넣어 다양한 부인과 질환을 치료할 수 있는 '단일공 복강경 수술'은 흉터가 남지 않고 회복이 빠른 장점을 지니고 있다. 왼쪽 사진은 단일공 복강경 수술 도구.

주부 최모(50'달서구 유천동) 씨는 최근 왼쪽 난소에 종양이 있다는 진단을 받았다. 악성은 아닌 자궁내막증이었다. 수술도 겁이 났지만 흉터가 생긴다는 것이 못내 마음에 걸렸다. 하지만 배꼽을 통해 수술기구를 집어넣은 뒤 흉터도 없고 회복도 빠른 '단일공(싱글포트) 복강경' 수술이 있다는 말을 듣고 곧바로 수술 받기로 결심했다. 결과는 아주 만족스러웠다.

주부 강모(37'북구 동천동) 씨도 이달 초 수술을 받았다. 오른쪽에 기형성 난소낭종 진단을 받고 고민하던 끝에 단일공 복강경 수술을 받은 것. 이모(41'북구 침산동) 씨도 아기 주먹만 한 크기의 점액성 난소낭종이 있다는 진단을 받은 뒤 수술을 받았다. 수술 후 2, 3일 만에 퇴원한 이들 모두 흉터가 전혀 없고 회복도 훨씬 빠른 단일공 복강경 수술에 만족해했다.

◆젊은 여성들, 흉터 없어서 선호

자궁근종이나 난소종양 등 부인과 질환의 경우, 과거에는 배를 가르는 개복수술이 당연시된 적이 있었다. 하지만 개복수술에 비해 통증이 적고 회복도 빠른 복강경 수술이 도입되면서 지금은 다양한 산부인과 수술로 확산되고 있다. 하지만 기존 복강경은 구멍을 3, 4개 뚫어야 해 수술의 뛰어난 장점에도 불구하고, 개복술처럼 흉터가 남을 수밖에 없었다. 최근에는 기존 복강경 수술보다 진보한 수술법이라고 할 수 있는 배꼽을 통한 '단일공 복강경'이 점차 다양한 산부인과 질환에 시도되고 있다. 구멍 한 곳, 그것도 배꼽 부위로 수술기구를 집어넣기 때문에 흉터나 통증이 거의 없어 특히 젊은 여성들이 선호한다.

단일공 복강경 수술은 배꼽구멍에 수술기구(복강경 카메라 및 수술도구)를 집어넣은 뒤 모니터를 보고 수술하는 방식. 작은 배꼽구멍으로 마치 노를 젓듯이 시술해야 하기에 고도로 숙련된 의사의 손기술과 수술팀의 협력이 매우 중요하다. 지름 1~1.5㎝ 정도의 포트라 불리는 절개창을 통해 이산화탄소를 집어넣어 공간을 확보한 뒤 복강경용 특수카메라와 수술기구를 배꼽구멍을 통해 집어넣어 개복술과 비슷한 방식으로 진행된다. 이때 복강경 카메라를 통해 고화질의 영상이 모니터를 통해 비친다. 이것은 집도의의 눈과 같은 역할을 하며, 특수 제작된 복강경 기구들은 손과 같은 역할을 하게 된다.

◆수술 스트레스 적고 회복도 빨라

신세계여성병원 산부인과 이성배 원장은 "배꼽을 이용해 구멍을 뚫기 때문에 흉터가 보이지 않고, 크기가 작아서 회복도 빠르다"며 "개복하지 않기 때문에 수술에 의한 스트레스도 줄여 면역학적 측면에서도 유리하다"고 말했다. 수술 후 2, 3일 만에 퇴원이 가능하며 통증과 정신적 후유증도 거의 없다. 수술 부위의 조직손상이나 유착이 적어 합병증 위험도 훨씬 낮아진다.

복강경 수술은 자궁내막증, 난소의 양성 낭종, 자궁 외 임신, 난소 절제술, 난관 성형술, 자궁근종, 요실금 등 부인과 거의 모든 질환에 걸쳐 가능하다. 일부 부인과 전문의들은 자궁적출술, 난소종양절제술, 자궁내막증 수술, 자궁외 임신의 난관절제술 등의 경우 단일공 복강경을 한다. 다만 자궁경부암, 자궁내막암, 난소암 등 암 수술은 기존 복강경 수술로 이뤄진다.

복강경 초기에는 수술 장비가 고가인데다 건강보험 적용이 안 돼 고액의 수술비로 환자의 부담이 컸다. 그러나 현재는 보험이 적용돼 의료비 부담도 낮췄다. 단일공 복강경 수술은 일부 대학병원 및 여성전문병원에서 시행되는 수술로 중소병원에서는 아직 시도하지 못하는 최신 의료기술이다. 그만큼 수술 경험이 풍부한 의료진만이 할 수 있는 것이다.

신세계여성병원 윤확 병원장은 "2008년 로봇팔을 이용한 복강경 수술을 지역 최초로 도입(대학병원 제외)한 뒤 최근 배꼽 단일공을 통한 복강경 수술도 시작했다"며 "한 단계 발전된 복강경 수술 전문병원으로 거듭날 것"이라고 말했다.

도움말=신세계여성병원 산부인과 이성배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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