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2004년부터 준비…기도와 땀의 8년 대장정 결실

천주교 대구대교구 '교구 100년사' 출간

천주교 대구대교구가 100주년 기념사업의 하나로 추진했던 '교구 100년사 편찬 사업'이 드디어 결실을 봤다. 5년여의 작업 끝에 교구 100년사가 조만간 발간을 앞둔 것. 이를 기념해 이달 10일 계산주교좌성당에서는 봉정식도 열렸다. 교구 100년사는 천주교 대구대교구가 걸어온 지난 100년을 한눈에 들여다볼 수 있는데다 새로운 100년을 준비하는 데 있어 거울이 되는 의미 깊은 자료라 그만큼 많은 시간과 노력이 들어갔다.

◆통사 등 4권으로 구성

교구 100년사의 정식 명칭은 '은총과 사랑의 자취-천주교 대구대교구 100년사'이다. 교구 100년사는 통사와 연대표, 화보집, 본당사 등 총 4가지 형태로 나눠 발간된다. 3월 말 통사 발간을 시작으로 한 달 단위로 화보집과 연대표가 잇따라 발간된다. 마지막 본당사의 경우 7월 말쯤 발간 예정이다.

가장 먼저 나오는 통사는 1천100쪽에 이르며 총 3부로 나뉘어 있다. 1부 '믿음의 뿌리'는 1911년 대구대목구 설정 이전의 대구대교구 역사를 다룬 것으로 한국 천주교 유래와 경상도 지역의 복음화 과정 등을 담고 있다. 2부 '복음화 현장'은 역대 교구장별로 중요한 업적이나 행사, 사건 등을 다루고 있고 3부 '미래를 향해'는 대구대교구의 비전을 제시하는 것으로 교구청 변천사와 주일학교 변천사 등 교구의 중요한 주제를 부분별로 묶어 담고 있다.

연대표는 연대별로 중요한 행사나 사건 등을 표로 정리했고 화보집은 600~700장의 사진을 통해 100년사를 시각적으로 보여준다. 본당사는 대구대교구에 소속돼 있는 총 158개 본당의 약사를 담았다. 교구 100년사 편찬위원회 위원장 정인용 신부(3대리구 주교대리)는 "교구 100년사는 발간되는 대로 각 성당과 신부, 다른 교구, 공공 도서관 등에 배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2007년 본격 작업

교구 100년사 편찬 작업은 2007년 교구 100년사 편찬위원회가 발족하면서 본격적으로 진행됐지만 이를 위한 준비는 2004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2004년 교구 100년사 준비위원회가 발족하면서 사료 찾기와 자료 모음 등 준비작업이 진행됐다. 위원회는 역사 전공 사제와 역사학과 교수 등이 주축이 돼 20명 남짓으로 구성됐다. 교구 100년사 편찬위원회 간사 김태형 신부는 "전임 교구장이신 이문희 대주교께서 주관해 2, 3개월에 한 차례씩 모임을 했고 2006년부터는 이 대주교께서 21개 주제를 위원 21명에게 각각 나뉘어 연구토록 하고 매달 세미나를 가졌다"고 말했다.

이후 2007년 교구 100년사 편찬위원회가 구성됐고 매월 모임을 하면서 본격적인 편찬 작업을 진행했다. 김 신부는 "2년 전부터는 매주, 6개월 전부터는 매주 두 차례 모임을 하며 편찬 작업에 박차를 가했다"고 했다.

◆미래 방향 설정 위한 거울

편찬 작업을 진행하면서 어려움도 적잖았다. 가장 어려운 것은 사료를 찾는 것이었다. 역사는 객관적으로 평가해야 하고 그러려면 충분한 사료가 필요했는데 근거가 되는 사료가 부족했던 것. 특히 1964년 교구청에 대화재가 발생해 이전의 상당수 사료가 소실됐다. 김 신부는 "화재로 인해 드망즈 주교 이후부터 무세 주교, 하야사카 주교, 주재용 신부, 최덕홍 주교 자료가 거의 없어 파리 외방전교회 문서들과 인류복음화성 고문서실의 문서에 의존했다. 또 통계표를 참조해 당시를 재구성하는 데 애를 먹었다"고 말했다.

이번 교구 100년사 편찬은 대구대교구뿐 아니라 한국 천주교회에 큰 의미가 있다. 대구대교구의 100년사가 나옴으로써 서울대목구와 대구대목구로 대변되는 한국 천주교회의 역사가 모두 정리된 것. 정 신부는 "교구 100년사는 새로운 100년을 어떻게 나갈 것인가를 제시하고 있다. 또한 대구대교구와 우리 사회에 져야 하는 책임을 일깨워주기도 한다"고 했다. 김 신부는 "역사를 정리하면서 한국 천주교회가 외국으로부터 많은 도움을 받았다는 것을 새삼 느꼈다. 그만큼 우리도 시야를 세계로 넓혀 받은 사랑을 되돌려줄 때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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