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흑백으로 담아낸 유럽 수도원

사진작가 김상희 '침묵의 공간'전

▲김상희 작
▲김상희 작

두꺼운 벽의 건물은 어디인지 암시를 주지 않는다. 간간이 뚫린 벽 사이로 들어오는 빛이 도드라진다. 사진작가 김상희는 4년간 유럽 각국의 수도원을 순례하며 쌓아온 종교적 체험을 사진에 담았다.

작가가 담아낸 공간에는 과거와 현재, 순간과 영원이 고요한 침묵 속에서 병존한다. 작가는 공간을 통해 '이미지'가 아닌 '사유의 실체'를 전해준다. 수도원은 세속과 단절하며 묵상과 기도로 자신을 오롯이 봉헌했을 어느 수사의 묵상과 조우할 수 있다. 침묵의 공간은 자신을 온전히 봉헌해 신과 만나는 장소인 만큼 관람객들은 그 침묵의 공간을 통해 현실을 은유하면서도 관조할 수 있게 된다. 색을 탈색시킨 흑백을 통해 보다 관념적으로 보여주려는 작가의 의도가 담겨 있다. 작가는 "수도원은 영적인 분위기로 가득 차 있는 엄숙한 공간이자 신앙심을 굳건하게 다져주는 역할을 하는 공간"이라면서 "수도원에서 느낀 나의 감정 및 세계관을 표상하기 위해 흑백사진을 표현매체로 선택해 대상을 최대한 단순화하고, 흑과 백의 조화를 통해 영적인 분위기를 드러낸다"고 말했다. 김상희의 전시 '침묵의 공간'은 28일부터 4월 3일까지 CU갤러리서 열린다. 053)852-8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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