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리기 위해 태어난(Born to Drive)'.
렉서스의 야심작 뉴 GS350은 태생이 그랬다. "어서, 몰아줍쇼~"하고 기다리고 있는 차였다. 중원을 거침없이 누볐다는 적토마의 현대판 환생이라면 꼭 맞을 차였다. 생김새부터 성능, 그리고 내부 디자인 하나 하나가 쾌속 운전에 적합한 구성이었다. 'Born to Drive'라는 표어가 전혀 어색하지 않았다. 다만 잘 달리는 만큼 연비는 아쉬웠다. '엄친아'도 명은 짧더라는 우스갯소리처럼 완벽한 자동차는 없는 법이겠거니 위안삼아야 했다.
이달 15일 시승한 뉴 GS350은 첫눈에 '잘 뛰게 생긴 놈'이라는 인상을 한껏 풍겼다. 역사다리 꼴의 상부 그릴과 사다리꼴 하부가 결합한 전면부는 주변 차량에 위압감을 줄 정도로 저돌적인 형태를 띠고 있었다. 한적한 국도에서 룰루랄라 드라이브를 즐기다 룸미러에 미친 뉴 GS350을 본다면 2차로로 당장이라도 물러나야 할 것 같았다.
실내 인테리어는 좌우로 길게 뻗은 개방감이 느껴졌다. 대시보드도 넓고 평평하게 꾸며 공간감을 살리려는 노력을 보였다. 운전석을 중심으로 굳이 멀리 팔을 뻗지 않아도 될 정도로 'Born to Drive'에 충실한 배치로 보였다.
운전자 시트도 운전에 알맞게 설계됐다. 몸이 들어가면 시트가 몸에 맞추듯 온몸을 감쌌다. 헤드 레스트는 장시간 운전에도 목뼈에 무리가 가지 않도록 조정할 수 있었다. 전방 유리에 헤드업 디스플레이(HUD)로 표시되는 주행 속도도 운전자의 시야를 넓혔다. 실내 센터콘솔에 부착된 '리모트 터치 패널'은 렉서스의 오랜 자랑이었다. 컴퓨터 마우스를 사용하듯 손가락으로 원하는 것을 선택해 내비게이션, 오디오 정보, 주행모드 설정 등 다양한 기능을 조작할 수 있었다.
본격적인 시승에 나섰다. 대구스타디움을 거쳐 수성IC~청도IC~옛 팔조령을 거쳐 두산오거리로 돌아오는 구간을 시승 코스로 삼았다.
우선 엔진 사운드에 넋이 나갔다. 가속 페달을 있는 대로 밟으면 엔진음이 귀를 긁는다. 그런데 이 소리가 기가 막혔다. 전혀 소음처럼 느껴지지 않았다. 좀 더 밟으면 엔진 회전수가 1천 단위마다 뛰는데 3천, 4천으로 넘어갈수록 엔진음이 바뀌었다. 동승한 렉서스 관계자의 "야마하에서 엔진 소리를 조정했다"는 자부심 넘치는 설명이 뒤따랐다.
주행 모드 선택은 단순한 운전의 재미를 넘어섰다. 노멀(Normal), 에코(Eco), 스포츠(Sport), 스포츠 플러스(Sport +) 4가지 주행 모드를 선택할 수 있었다. 여기에 패들시프트(기어변속장치)가 전 모델에 기본 장착돼 도로 상황에 맞게 운전자가 수동으로 변속할 수 있었다.
압권은 안정적인 핸들링에서 나왔다. 급커브에서도 뉴 GS350은 쏠림 현상을 확실히 잡아냈다. 옛 팔조령 커브길을, 거의 곡각에 가까운 이 길을 시속 60㎞ 이하로 달리지 않아도 됐다.
다만 연비면에서는 아쉬움이 남았다. 3.5L 6기통 엔진, 306마력의 힘, 제로백 6.3초 등 성능에 빠져 연비를 무시한 운전 탓도 있지만 평균 연비는 8㎞/ℓ 정도였다. 공인연비 9.5㎞/ℓ(도심: 8.2㎞/ℓ, 고속도로 11.7㎞/ℓ)에 약간 못 미치는 수준이었다. 한편 렉서스 뉴 GS350의 국내 판매가는 모델에 따라 6천580만~7천580만원이다.
김태진기자 jin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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