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車·섬유 "터키 시장도 앞마당"

'유럽과 미국에 이어 이제는 터키다.'

정부가 터키와 자유무역협정(FTA)에 가서명하면서 9번째 FTA 수출 시장을 만들어냈다.

한'터키 FTA가 발효되면 7년 안에 공산품 관세가 철폐돼 국내 산업계는 자동차나 철강 등 공산품 수출이 크게 늘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대구경북지역은 주력 산업인 자동차부품과 섬유의 수출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관세 철폐로 가격경쟁력 확보

지식경제부에 따르면 정부는 26일 한'터키 FTA협상을 마무리하고 이날 가서명을 마쳤다. 양국 행정부가 상반기 내 정식 서명한 후 양국 국회에서 비준 동의를 얻게 되면 FTA는 즉시 발효에 들어가게 된다.

FTA가 발효되면 공산품 분야는 즉시 또는 단계적으로 관세가 철폐된다. 자동차(10~22%)'자동차부품(3~4.5%)'컬러TV(14%)'평판압연 제품은 7년 안에 관세가 철폐되고 화섬(4%)과 직물(8%)은 5년 안에, 석유제품(3.5~4.7%)과 석유화학제품(6.5%)은 즉시 관세가 사라진다.

농수산품의 경우 우리 측은 농수산업의 민감성을 고려해 양허 제외, 관세 부분 감축, 장기 관세 철폐 기간 설정 등 예외 수단을 확보해 악영향을 최소화했다. 양허 제외 대상은 쌀과 쇠고기, 고추, 마늘 등 주요 민감 농수산물 795개 품목이다. 다른 품목도 관세를 부분적으로 줄이거나 10년 장기로 관세를 없애도록 했다.

수입이 불가피하거나 국내에 악영향이 적은 올리브유와 월계수 잎 등 162개 농산물과 32개 수산물 관세는 즉시 철폐된다. 우리의 주요 수출품인 인스턴트 커피와 담배, 수출 잠재 품목인 라면과 김치 등에 대한 관세도 즉시 없어진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은 한'터키 FTA가 발효되면 한국의 대(對)터키 수입이 농수산품은 최대 98%, 공산품은 61%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해 우리나라의 대터키 교역액은 58억8천만달러로 2010년(42억7천만달러)에 비해 37%나 증가했다.

지경부는 터키가 안정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유망한 수출 시장으로 특히 자동차'자동차부품, 석유화학제품, 철강, 섬유 등이 큰 수혜를 입을 것으로 보고 있다.

◆지역은 자동차부품과 섬유업종 수혜

한'터키 FTA가 발효되면 대구경북은 지역주력산업인 자동차부품과 섬유의 혜택이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자동차부품의 경우 중소형차량의 관세율이 떨어지면서 완성차량의 직수출이 확대돼 부품 주문이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지경부 관계자는 "소형완성차와 함께 자동차 부품의 관세도 철폐돼 우리 자동차업계의 터키 현지생산 경쟁력도 강화될 것이다"고 밝혔다.

섬유의 경우 관세 철폐로 경쟁국에 비해 가격 우위를 점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터키의 섬유류 평균수입관세율은 8.0% 정도. 하지만 터키는 자국 섬유산업 보호를 위해 반덤핑관세율을 적용해왔고 한국의 경우 14.64~38%에 이르는 반덤핑관세율이 부과됐다. 또 터키 정부는 수입되는 전 섬유 제품에 대해 지난해 7월 긴급 수입관세(20~30%)를 발동했다. FTA가 발효되면 우리나라는 평균 수입관세와 긴급 수입관세가 즉시 철폐된다.

한국섬유개발연구원 이춘식 원장은 "30%에 가까운 관세가 즉시 철폐되면 중국과 대만 등 경쟁국에 비해 가격경쟁력을 올릴 수 있다"며 "또 유럽진출 확대를 위한 계기도 마련할 수 있어 지역 섬유업계에는 큰 도움이 될 것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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