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맞수를 위해 더 뛴다…아름다운 경선 승복

후보 자격 손 놔 섭섭함 없을 수 없지만 사심 잊고 정치발전 대의 약속

이헌태 전 후보
이헌태 전 후보
송영우 전 후보
송영우 전 후보
정우달 전 후보
정우달 전 후보

4월 총선을 앞두고 공천심사와 경선 결과를 놓고 시비와 불복이 끊이지 않고 있다. 그러나 경선 결과를 깨끗이 받아들이는 '아름다운 승복'도 있다. 이달 19일 대구지역 첫 경선을 통해 대구 북갑 선거구에서 조명래 통합진보당 후보에게 야권 단일 후보 자격을 넘겨준 이헌태 전 민주통합당 후보. 20일 동갑 선거구에서 임대윤 민주통합당 후보에게 패한 송영우 전 통합진보당 후보, 그리고 22일 달성군에서 민주통합당 김진향 후보와의 경선에 패한 정우달 전 통합진보당 후보의 경우 후자를 선택했다.

이들 후보들은 경선에서 패해 '후보'라는 명칭은 사라졌지만 치열했던 선거전과 똑같은 하루를 보내고 있다. 아침부터 밤늦게까지 지역구를 돌며 자신에게 패배를 안겨준 후보들을 위해 선거운동을 펼치고 있다. 소속 당이 다르고 정치 지향점도 다르지만 '경선결과에 깨끗이 승복하겠다'는 약속을 지키고 있는 셈이다.

그래서인지 패배를 안겨준 후보들을 위해 지지를 호소하는 이들의 모습에서는 패자의 모습은 전혀 찾을 수 없다. 지역민들도 경선 기간 열심히 선거운동을 해왔던 이들 후보의 인사와 손짓이 익숙한 듯 따뜻한 인사를 건네기도 한다.

이헌태 전 후보는 "경선결과 승복이라는 약속을 지키고 야권단일화라는 대의를 위해 열심히 조 후보의 선거운동을 돕고 있다"며 "선거운동을 하면서 시민들의 모습에서 물가상승, 청년실업, 노후불안 등의 걱정거리를 읽을 수 있었다. 새누리당 일당 독재가 대구에 뿌린 씨앗이라는 생각이 든다"며 조 후보에 대한 지지 호소를 잊지 않았다.

정우달 전 후보도 "민주통합당 김진향 후보를 도와 야권연대 승리, 이명박 정권 심판을 위해 힘을 보태고 있다. 김 후보는 전국 소득 꼴찌, 복지 꼴찌라는 오명을 쓰고 있는 대구를 바꿀 수 있는 적임자다"고 했다. 야권후보로서 지난 18대 총선에서 17.4%를 득표한 송영우 전 후보로서는 경선결과 승복이 쉽지만은 않았다. 송 전 후보는 "이른 새벽부터 나서, 매섭고 시린 추위에도 유권자 한 명 한 명과 악수하며 선거운동을 벌여온 그 고생은 후보 모두가 마찬가지일 것이다. 그러나 새누리당의 일당독식으로 인한 무책임, 오만의 정치로 배신당한 지역민의 울분과 민생고를 아픈 가슴에 담고 반드시 단일화로 새누리당을 심판해야 한다는 생각에 정치적 과욕을 접었다"고 했다. 비록 본선에 오르지도 못하고 중도 탈락했지만 자신과의 약속을 끝까지 지키는 이들의 활약이 총선에서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지역민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최창희기자 cchee@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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