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계절의 변화를 설명할 때 하늘에는 봄, 여름, 가을, 겨울을 관장하는 4명의 신(神)이 있고, 그 각각의 신이 주인이 될 때마다 계절이 바뀐다고 설명하면 간단하고 그럴듯하다. 하지만 이 간단한 설명은 사실이 아니다.
사계절이 있는 중요한 원인은 지구가 태양에 대해 약 23.5도 기울어져 있기 때문이다. 기울어져 있는 지구가 태양을 중심으로 공전하면서 태양으로부터 받는 햇빛의 '두께'가 달라지고, 계절의 변화가 발생한다. 그래서 우리나라와 같은 중위도에 위치한 나라는 특히 사계절이 뚜렷하다.
기초 지식이 부족한 어린이들에게 지구의 기울기와 공전, 위도를 들먹이며 계절의 변화를 설명하기는 어렵다. 그런 식의 과학적 설명보다는 '4명의 계절 신이 각각 봄, 여름, 가을, 겨울을 관장한다'고 설명하면 쉬울 것이다.
쉽게 와 닿지만 틀린 것이 있고, 다소 복잡한 설명이 필요하지만 사실인 것이 있다. 사회가 복잡 다양할수록 사실을 알기 위해서는 더 많은 학습과 인내, 더 많은 설명과 더 진지한 경청이 필요하다.
원시 부족 중에는 아직도 숫자를 셀 때 '하나, 둘, 셋, 많다'라고 하는 경우가 있다고 한다. 셋 이상은 셀 수 없으므로 '많다'라고 해도 별 불편이 없는 사회인 것이다.
최첨단 대화 채널이라고 알려져 있는 'SNS'에서는 대체로 간단한 주장과 이에 대한 지지 혹은 반대가 있을 뿐 진지하고 복잡한 대화는 거의 없다. 즉각적으로 와 닿는 이야기들이 별 검증 없이 널리 퍼지고 받아들여지는 것이다. 현재 한국 사회의 SNS 대화는 거칠게 말해 '하나, 둘, 셋, 많다'는 수준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첨단 기술이 탄생시킨 대화 매체 SNS가 아이러니하게도 우리의 대화 수준을 '원시 수준'으로 떨어뜨려 버린 셈이다.
'하나, 둘, 셋, 많다'는 수준의 이야기들, 원색적인 비난과 괴담은 선명하고 간단해서 눈과 귀에 쉽게 와 닿는다. 그런 만큼 전파의 속도 역시 굉장히 빠르다. 그러나 우리 사회가 그렇게 단순한 사고, 선명한 이야기로만 굴러갈 만큼 간단하지는 않다.
충실한 정보를, 충분히 수집하고도 우리는 종종 그른 판단을 내린다. 하물며 충실하지도, 충분하지도 않은 SNS상의 이야기를 전부로 혹은 진실로 받아들인다면, 우리는 늘 틀린 판단을 내릴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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