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現의원-前시장 대결에 제1야당 후보 도전…문경·예천

[격전지를 가다] 경북 문경·예천

이한성 새누리당 후보
이한성 새누리당 후보
최영록 민주당 후보
최영록 민주당 후보
신현국 무소속 후보
신현국 무소속 후보

쾌청한 봄바람이 살랑대던 27일 오후 문경시 중앙시장을 찾은 김난실(57) 씨는 국회의원선거라는 단어가 나오자 손사래부터 쳤다.

"문경시가 이래 쪼그라들고 먹고살 기 없어서 생활은 팍팍한데 국회의원선거는 뭐고"라며 말문을 막았다. 활력을 잃은 지역경제의 활성화에 대한 지역민들의 염원이 담긴 목소리다.

한산한 시장골목 사이로 후보 한 명이 나타나자 상인들이 하나둘씩 자리를 뜬다. 억지웃음도 보이기 싫고 남의 집 귀한 아들한테 욕도 하기 싫단다.

경북 문경예천에서는 현역 국회의원과 총선 4개월 전 자리를 박차고 나온 전직 시장 간의 승부가 진행되고 있다. 여기에 비교적 야당세가 강한 지역적 특성에 기대를 거는 야당 후보까지 가세했다. 싸움은 아무래도 현역 국회의원과 전직 시장의 대결로 보였다.

지역정치권에선 2개 지역이 통합된 선거구인 만큼 '소지역주의'가 선거 결과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19대 총선 유권자 수(지난해 10월 말 기준)는 예천군이 4만500명, 문경시가 6만3천484명이다.

더불어 그동안 지속돼 온 국회의원과 시장 사이 갈등의 책임이 누구에게 있는지에 대한 시민들의 판단 역시 선거판세를 흔들 수 있는 요인으로 꼽힌다. 이와 함께 막판에 한 차례 불 것으로 예상되는 '박근혜 바람'도 역시 중요한 선거변수가 될 전망이다.

현역 국회의원인 이한성(55) 새누리당 후보는 '여의도 활동' 때문에 부족했던 지역구민 다독이기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이 후보는 '지역구 활동이 너무 지역 유지들에게만 집중됐다'는 지역민들의 지적을 수렴, 최근에는 전통시장과 농사 현장 등 바닥표 훑기에 주력하고 있다. 그는 "예천군을 중심으로 문경시까지 지지세가 확산되고 있는 것으로 판세를 분석하고 있다"며 "상대 후보의 시장직 중도사퇴에 대한 시민들의 반발 여론과 '박근혜 바람'이 확산된다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말했다.

최영록(46) 민주통합당 후보는 두 지역을 모두 아우를 수 있는 이력(예천서 출생, 문경서 학창생활)과 제1야당 후보라는 점을 내세우고 있다. 특히 그는 "현 정부와 새누리당에 절망한 유권자들이 대안으로 민주통합당을 선택할 것"이라며 "지역 내 새누리당과 무소속 정치인 간 갈등에 대한 책임도 물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문경시장직을 1년 6개월 만에 내려놓고 출사표를 던진 신현국(60) 무소속 후보는 시장 재임기간 동안의 성과를 바탕으로 유권자들의 심판을 받겠다는 전략이다. 신 후보는 문경 출신이라서 문경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그 여세를 예천으로 몰아간다는 전략이다. 그는 "시장직을 내려놓을 때의 심정은 이루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힘들었다"며 "안정된 여건에서 지역민들을 위해 일하고 싶다는 제 진심은 전달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문경예천 국회의원 선거는 문경시장 보궐선거와 함께 치러지고 있어 총선 후보와 시장 후보 간 연대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 새누리당은 이 후보와 고윤환(54) 시장 후보가 함께 호흡을 맞추고 있으며 신 후보는 고오환(70) 시장 후보와 눈길을 주고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유광준기자 june@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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