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중·서구→수성·북구' 돈 찾아 떠난 은행지점

동성로→아파트·공단으로 이동

대구지역 내 은행 지점들이 돈 흐름에 따라 위치 이동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재개발'재건축 등 아파트 분양이 호황기였던 2006년과 현재의 은행 지점들의 위치를 놓고 비교한 결과다. 분석 결과 중구와 서구 등 옛 도심 지점은 숫자가 줄어들었고 수성구와 달서구, 북구 등은 5년 새 각각 10곳 안팎의 지점'출장소가 생겼다.

◆공단, 아파트로 헤쳐모여

금융감독원 대구지원이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대구의 은행 지점은 2006년 305개였던 것이 2012년 현재 361개로 55개 늘었다.

출장소와 지점 모두를 포함한 숫자로 국민, 신한, 우리, 하나, 기업 등 시중은행과 대구은행, 농협중앙회를 합한 숫자다. 이중 대구은행이 168개의 지점'출장소로 전체의 절반 가까이 차지했다.

은행들은 공단으로 스며들었다. 성서3공단과 경산공단 등으로 진출해 기업금융에 힘을 쏟았다. 2006년 이후 성서3공단에 진출한 대구, 우리, 하나은행을 비롯해 경산공단에도 농협, 기업, 산업은행이 지점을 냈다. 새 공단이 조성된 구미4공단도 사정은 마찬가지였다. 대구, 신한, 우리, 외환을 비롯해 지역농협인 인동농협도 가세했다.

은행업계는"개인금융은 아파트 단지, 기업금융은 공단이라는 공식이 만들어졌다"며 "고객을 기다리게 하는 게 아니라 직접 찾아가 고객에게 서비스하는 업종이라는 인식이 자리 잡았기 때문"이라고 입을 모은다.

또 대단지 아파트가 들어선 곳에도 어김없이 은행지점이 들어섰다.

대표적인 곳이 침산네거리 인근으로 2006년 이후 우리, 대구, 국민은행이 잇따라 지점을 열었다. 또 신한, 하나, 국민, 씨티, 북대구농협 등 주요 은행 지점이 죄다 개점하면서 북구의 금융 1번지로 꼽힐 정도다.

◆중구, 안녕~

상징적인 의미로 중구에 자리 잡았던 지점들은 기업과 가까운 공단이나 대규모 아파트 단지로 대거 이동했다. 서구에 자리했던 신한과 기업은행의 비산동기업금융지점은 각각 사라졌다.

국민은행 공평동지점과 중앙로지점이 사라진 것도 실리에 따라 움직인 경우다. 국민은행은 젊은 층 공략을 기치로 내걸고 대학가에 잇따라 '락스타'라는 이름의 지점을 열었다. 황금네거리 주변을 노려 두산동 SK리더스뷰에도 지점을 열었다. 신한은행 역시 대구중앙기업금융지점과 서성로지점을 없애는 대신 다사지점, 위브더제니스지점으로 뉴타운에 지점을 냈다.

대구에서 지점이 가장 많은 대구은행의 경우 확연하게 눈에 띈다.

지난 10년간 신설된 44개 지점과 출장소를 분석한 결과 중구에 진출한 경우는 경대병원, 대구백화점, 현대백화점 3개에 불과했다. 성당뉴타운 등 달서구에 13개, 범어푸른숲지점 등 수성구에 10개, 침산푸르지오 등 북구에 9개 지점이 신설된 것과 비교하면 큰 차이다. 반면 반야월지점 등 동구에는 4개, 대구교대점에 출장소가 만들어진 남구에는 1개가 신설됐고, 서구에는 10년간 1곳도 생기지 않았다. 대구은행 관계자는 "구 시가지는 예전부터 충분히 지점이 갖춰졌지만 수성구나 달서구, 북구의 경우 2003년 이후 재개발'재건축으로 금융 수요가 늘어났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김태진기자 jin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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