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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검찰은 열공중… 새 고검장 부임후 매주 특강

소병철 대구고검장의 주도로 대구고
소병철 대구고검장의 주도로 대구고'지검이 올해 1월부터 외부 전문가가 강의하는 '대구검찰 아카데미'를 개설, 검사와 수사관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우태욱기자 woo@msnet.co.kr

28일 낮 12시가 지나자 대구검찰청 7층 대회의실이 갑자기 북적이기 시작했다. 점심식사를 해야 할 시간에 검사와 수사관 등 70여 명이 한자리에 모였다. 이들이 모인 것은 특별한 강의를 듣기 위해서다.

대구지검 한 검사는 "매주 수요일엔 점심을 대충 때우고 급하게 달려온다"고 했다.

시계가 12시 15분을 가리키자 금융감독원에서 온 초빙 강사가 '내부자 거래, 시세 조정 등 불공정거래'에 관한 강의를 시작했다.

강사는 강의를 시작하자마자 퀴즈를 하나 냈다. '회사 대표인 남편에게서 회사 기밀을 전해 들은 부인이 사석에서 친구에게 이 정보를 알려줬다. 평소 주식 투자에 관심이 많은 친구는 이 정보를 활용해 주식 투자로 큰돈을 벌었다. 이 경우 내부자 거래로 처벌받는 사람은 누구일까?'

검사와 수사관들은 강사가 던진 질문에 머리만 긁적였다. 범죄 수사의 달인이라는 이들이 선뜻 답을 못 내자 강사는 남편의 회사 기밀을 친구에게 전한 부인과 그 정보를 주식투자에 이용한 친구에게 공모한 책임을 물을 수 있다고 해답을 제시했다. 그제야 회의실에 모인 검사와 수사관들은 고개를 끄덕였다.

강의는 불공정거래 조사 절차, 유형 등 금감원 조사원들이 실제 조사를 했던 사례 위주로 진행됐다. 강의에 참여한 검사와 수사관들은 "증권, 금융 관련 사건에 대해 개념과 사례 위주로 진행돼 흥미롭다. 강의 후엔 강사와 연락을 통해 궁금한 부분을 추가로 물어볼 수 있어 앞으로 관련 수사를 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 같다"고 입을 모았다.

이날 강의는 대구고'지검이 올해 1월부터 개설한 '대구검찰 아카데미' 현장이다. 소병철 대구고검장 부임 이후 "강한 검찰은 검찰 스스로 탄탄한 실력을 갖춘 뒤 국민이 원하는 형사사법 서비스를 정확하게 제공할 때 가능하다"는 소신에 따라 개설됐다.

매주 수요일 점심시간에 열리는 이 강의는 대구고'지검 70명을 비롯해 포항'김천'경주'대구 서부지청의 직원 70여 명도 화상회의 시스템을 활용해 들을 정도로 호응을 얻고 있다.

소병철 대구고검장은 "어제 습득한 지식도 오늘이 되면 낡은 것이 될 정도로 스피드시대인 요즘, 범죄도 예외는 아니다. 이를 수사하는 검찰도 과거의 지식에만 의존할 수 없고 새로운 지식을 부단히 연마할 수밖에 없다는 생각에 관련 전문가를 초빙해 강의를 개설했다"고 말했다.

소 대구고검장은 또 "앞으로 조세범죄, 저작권, 범죄심리학, IT 관련 분야에 대한 강의를 준비하고 있다"며 "국민의 신뢰를 얻기 위해 부단한 자기 계발로 실력을 갖춘 검찰, 국민의 눈높이에서 소통하고 공감하는 대구 검찰이 되겠다"고 말했다.

정욱진기자 pencho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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