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과 경찰이 수사 지휘를 놓고 또다시 정면충돌하고 있다. 서울남부지검이 최근 중앙선관위로부터 수사 의뢰받은 진정 사건을 서울 금천경찰서에 보내 조사하라고 지시했으나 경찰이 거부한 것이다. 지난해 수사권 조정을 계기로 불거진 검'경의 갈등이 1년이 다 되어가는데도 여태 서로 으르렁대고 있는 것은 꼴사나운 일이다.
이번 충돌은 그동안 검찰이 진정'탄원 등 내사로 분류해 온 사건에 대해 사무규칙을 바꿔 수사 사건으로 분류해 조사를 지시한 것이 발단이다. 당초 검찰은 진정'탄원 등에 대해서는 경찰에 수사 지휘를 하지 않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런데도 검찰이 진정 사건을 수사 지휘하면서 문제를 키웠다. 선관위가 고발한 사건은 '수사'이지만 수사 의뢰 사건은 '내사'라는 게 경찰의 판단이다. 수사 의뢰 사건은 지휘 대상이 아니기 때문에 검찰이 알아서 하라며 거부한 것이다.
경찰은 이달 들어 검찰이 수사 지휘한 9건의 선관위 수사 의뢰 사건 가운데 5건에 대해 접수를 거부하며 버티고 있다. 이에 검찰은 계속 수사 지휘에 따르지 않을 경우 조현오 경찰청장 등을 직무 유기 혐의로 형사 입건하겠다며 으름장을 놓고 있다.
총선을 앞두고 선관위 수사 의뢰 사건이 크게 늘고 있는 상황에서 손이 부족한 검찰이 경찰의 도움을 받자면 사전에 상대의 이해를 먼저 구하는 것이 바른 순서다. 상대의 입장은 아랑곳 않고 일방적으로 수사 지휘하는 것은 관행의 문제가 아니라 태도의 문제다. 누구의 말이 맞든 간에 검'경이 매끄럽게 역할 분담을 하지 못하고 밖으로 잡음이 새나오는 것은 결코 좋은 모양새가 아니다. 국민이 검'경의 이 같은 자존심 싸움을 이해 못 할 것도 없지만 국가기관 사이에 반목과 갈등이 길어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거듭 검'경의 자성을 촉구한다.
댓글 많은 뉴스
"폭군은 언제나 이렇게 되리"…광주시청에 내걸린 美버지니아주 깃발
"탄핵 반대, 대통령을 지키자"…거리 정치 나선 2030세대 눈길
젊은 보수들, 왜 광장으로 나섰나…전문가 분석은?
윤 대통령 지지율 40%에 "자유민주주의자의 염원" JK 김동욱 발언
[속보] '尹내란죄 철회'에 오세훈 "이재명은 일구십언…앞뒤 안 맞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