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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분야 기술력 강자, 태양광 장비 국산화도 성공…㈜에스제이이노테크

㈜에스제이이노테크 직원이 28일 대구국제그린에너지엑스포에서 자사 제품을 설명하고 있다. 에스제이이노테크는 표면실장 주변 장비 및 반도체 장비, 태양광 장비 등을 생산하는 기술전문 기업이다. 정운철기자 woon@msnet.co.kr
㈜에스제이이노테크 직원이 28일 대구국제그린에너지엑스포에서 자사 제품을 설명하고 있다. 에스제이이노테크는 표면실장 주변 장비 및 반도체 장비, 태양광 장비 등을 생산하는 기술전문 기업이다. 정운철기자 woon@msnet.co.kr

신재생에너지 분야에서 국내 최고전시회인 '대구국제그린에너지엑스포'가 28일 대구 북구 엑스코(EXCO)에서 열렸다. 신재생에너지 분야의 굵직한 기업들이 대거 참석한 가운데 ㈜에스제이이노테크의 부스에 사람들이 몰렸다. 태양전지 금속피복 제조시스템을 완성한 회사의 기술력에 감탄하는 목소리가 여기저기서 나왔다.

에스제이이노테크는 표면실장 주변장비 및 반도체장비 전문 제조업체에서 시작해 태양광 장비 산업까지 진출, 장비의 국산화를 이뤄낸 기술전문 기업이다.

◆설립부터 IMF 위기

1997년 10월 대구 달서구 월암동에서 시작한 에스제이이노테크는 표면실장 공정의 필수 장비인 비전 스크린 프린터(Vision Screen Printer)를 생산하는 업체다. 비전 스크린 프린터는 인쇄회로기판(PCB)에 자동으로 납을 도포 하는 장비로 인쇄회로기판은 백색가전 제품에서 최신 휴대전화까지 전자제품에는 반드시 필요한 부품이다. 이 때문에 전자제품을 생산하는 회사는 반드시 이 장비를 갖춰야 한다.

하지만 에스제이이노테크가 문을 열자 IMF라는 폭풍이 불어닥쳤다. 회사로 주문을 넣는 이들이 없어진 것. 정형찬 대표는 "워낙 일 물량 자체가 없던 시기라 일하는 날보다 쉬는 날이 더 많았다"며 "1, 2년 동안 다른 분야의 주문을 받아 회사를 유지해 나갔다"고 말했다.

회사는 그동안 삼성상용차 조립라인용 보조기구와 브라운관 TV의 전자총 측정기계를 만들어 납품해 회사를 운영했다. 정 대표는 "그나마 직원이 1명뿐인 덕분에 운영비가 적게 들어 망하지 않았다"고 털어놨다.

회사가 살아난 것은 1999년이 지나고 나서다. IMF 사태를 겪으면서 인쇄회로기판을 만드는 기업들이 설비를 해외로 이전하거나 매각해 국내에 설비가 전무해진 것. 특히 경쟁업체들 중 상당수가 도산하면서 인쇄회로기판 관련 장비들을 만들 수 있는 곳은 에스제이이노테크를 포함해 몇 곳 남아있지 않았다.

정 대표는 "전자제품 업계가 살아나면서 인쇄회로기판을 생산하려는 업체들의 주문이 급격하게 늘어났다"며 "그동안 다른 분야에 납품하면서 갈고 닦은 기술력으로 우수한 품질의 제품을 생산했다"고 말했다. 정 대표는 4년간 집에도 못 들어갈 정도로 호황을 누렸다.

◆현실 안주보다 재투자로 승부

정 대표는 1999년부터 3년간 벌어들인 수익으로 회사에 재투자했다. 2002년부터 3년간 15억원을 들여 인쇄회로기판 비전 스크린 프린터를 개발했다. 정 대표는 "당시까지 비전 스크린 프린터는 수입산이 대부분이었다"며 "우리가 연구 끝에 내놓은 제품은 가격은 절반이면서 품질은 뛰어났다"고 말했다.

회사는 반도체 관련 장비와 초정밀 자동화 설비 등 다양한 검사장비 제조 경험으로 비전 인식 자동화 설비 분야의 첨단 기술력을 보유하게 됐다. 국내 공급뿐 아니라 중국 및 동남아, 유럽, 남미, 일본 등 세계 23개국으로 비전 스크린 프린터를 수출하게 됐다.

정 대표는 "국내에서 인쇄회로기판 핸들링 설비 제작은 우리를 포함해 4개 정도 된다"며 "비전 스크린 프린터는 국내에 3개 정도 밖에 안 될 정도로 우리의 기술력이 뛰어나다"고 말했다.

◆새로운 분야에 뛰어들다

반도체 분야 장비에 집중하던 에스제이이노테크는 꾸준한 성장과 확대를 위해 새로운 분야에 뛰어들었다. 정 대표는 "인도에서 개최된 장비출품전시회에서 태양광 분야 설비 동영상과 카탈로그를 본 순간 우리도 만들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곧바로 2년간 20억원을 투자해 개발에 매진, 태양광 장비 산업 국산화에도 성공했다"고 밝혔다.

2007년부터는 태양전지 금속피복 제조 시스템을 국내 최초로 개발해 국내뿐 아니라 해외로 시장을 확대하는 데 힘을 쏟고 있다. 2008년에는 본격적으로 회사 내에 기업부설연구소를 설립해 '현장 실무 경험자'를 연구원으로 포진,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회사가 꾸준히 대구 국제그린에너지엑스포에 참여해 기술력을 세계에 알리게 된 것도 이때부터다.

최근 유럽재정위기로 태양광 산업이 위축됐지만 회사는 거의 피해를 입지 않았다. 다양한 분야로 나누어진 생산 기술 덕분이다. 정 대표는 "우리가 태양전지금속피복 설비만을 생산했다면 피해를 입었겠지만 꾸준히 주문이 들어오는 인쇄회로기판 분야가 있었다"며 "태양분야 엔지니어들을 인쇄회로기판 분야로 일부 조정하고 신기술 개발에 집중하는 시기로 만들었다"고 위기 극복 방법을 설명했다. 그만큼 회사는 기술력을 중시하고 있다.

정 대표는 "2015년까지 매출 500억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프린터 분야에서 세계적인 클래스에 오를 때까지 기술연구에 매진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노경석기자 nks@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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