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타이거즈 선동열 감독이 파란색에서 붉은색 유니폼으로 바꿔 입고 처음으로 대구시민야구장 더그아웃에 앉았다. 3루가 아닌 1루 쪽이었다. 2004년 수석코치로, 2005년 사령탑에 오른 후 지휘봉을 내려놓은 2010년까지 8년간 그가 머물렀던 곳은 늘 삼성의 홈 더그아웃이 있는 3루 쪽이었다. 감독직에서 물러난 뒤 1년간 운영위원으로 삼성에 몸담았기에 대구시민야구장은 가장 친숙한 야구장이었고, 선 감독도 "대구가 제2의 고향이다"고 말해 왔다.
지난해 조범현 감독의 뒤를 이어 고향 팀 KIA의 사령탑에 오른 선 감독은 29'30일 삼성과의 시범경기를 치르러 대구구장에 왔다. KIA 감독이 된 후 공식적인 첫 방문이었고, 29일 경기는 옛 팀과의 첫 대결이었다. 애초 삼성과 KIA는 일본 오키나와에서 연습경기를 한 차례 갖기로 했으나 비로 경기는 취소됐다.
옛 감독실에서 류중일 감독을 만나 차 한 잔을 나눴다는 선 감독은 "오랜만에 안방에 온 듯 대구구장이 편안하다"며 "처음으로 지휘봉을 잡았고, 한국시리즈 2회 우승의 기쁨을 대구시민들과 나눴던 만큼 대구는 정말로 의미 있는 곳이다"고 말했다.
자신이 길러낸 애제자들과의 재회를 나눈 선 감독은 "선발부터 중간, 마무리까지 마운드에 빈틈이 없다. 타선까지 더 강해졌으니 정말 막강한 전력이다"며 전 소속팀에 대해 칭찬과 경계를 함께 드러냈다.
삼성의 '지키는 야구'에는 선 감독의 손때가 묻어 있다. 오승환, 안지만, 권혁, 권오준, 윤성환 등 막강한 투수진을 완성했고 타자 중에는 재임 시절 길러낸 최형우, 박석민, 채태인 등이 팀의 중심타선을 이루고 있다. 그에게 제자들은 이제 제압해야 할 상대로 바뀌었다. 선 감독은 "지난해 우승팀인데다 전력이 한층 더 나아졌지만, 최선을 다하는 경기를 펼치겠다"고 말했다.
지난해 류중일 감독 등 코칭스태프 대부분을 대구 출신으로 채운 삼성과 과거 해태 출신들을 불러들여 팀 재건에 나선 KIA는 올 시즌 삼성과 함께 2강으로 꼽히며 1980, 1990년대 야구흥행을 일으켰던 영호남 라이벌전을 준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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