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사회에 있어 문화의 중요성은 보다 의미를 배가한다. 이러한 사실은 문화에 대한 대중들의 현재적 관심이 그 답을 대신한다. 사람들의 문화에 대한 요구이자 요청은 점점 더 강하게 그리고 양적으로 거대하고 다양하게 전개되고 있기 때문이다. 현실적으로 사람들이 주어진 문화에 대해 느끼는 만족도이자 감정은 만족하기보다는 늘 부족하다고 생각한다. 이는 문화적 욕구에 대한 두 가지의 측면이 혼재함으로써 발생한 문제이다. 그 첫째는 사람들에게 주어진 문화적 사실이자 현상들이 제 역할과 기능을 하지 못함으로써 발생하는 측면과, 둘째는 사람들의 문화적 욕구가 다양할 뿐만 아니라 주어진 문화적 현상들에 대해 제대로 수용하지 못하고, 또한 그 제공된 문화적 현상들에 대한 의미의 발견이자 감응에 이르지 못하기 때문에 발생한다.
이러한 점에서 우리는 문화적 경향을 결정짓는 기본 요소가 무엇이며, 이에 반해 현상적으로 오늘날 문화의 지배적 구조를 이루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 생각해 볼 만하다. 크게 보자면 사람들의 문화적 욕구의 충족은 두 방향으로 이행한다. 한 측면은 감각적으로 접근한다는 것이고, 또 다른 경우는 정신적인 향성을 지닌다는 것이다. 이 경우에 비추어 볼 때 최근의 문화적 경향은 전자의 경우가 지배적이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오늘날 문화적 현상에 있어 지배적 위치를 점하고 있는 것은 연예인들의 활동 범주에 둘 수 있는 각종의 공연 예술들과 영화와 같은 것들에 힘입고 있다. 그것들이 지니는 예술적이자 미적인 특성은 대중들의 현재적 기호를 충족시켜 주기에 충분하기 때문이다. 이로써 공연 문화는 그 특수성을 확립한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마치 공연 문화가 현재의 모든 문화적 현상을 지배하는 것으로 착각하기도 한다. 주목할 사실은 이러한 연유로 현재적 문화 정책 역시 이에 매료당하고 있다는 것이며, 따라서 그것은 현금의 전체 문화 정책에 대한 주목할 사항이 되기도 한다. 이는 대구시가 지향해 온 최근의 문화 정책의 수립과 관련해 보더라도 쉽게 가늠할 수 있다. 한동안 시 문화 정책의 주된 흐름은 공연 예술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었고, 이러한 문화 정책의 기조는 여전히 진행 중이다. 시의 문화 정책의 역사성을 두고 보자면 처음에는 공연 예술 중 '오페라'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었다. 그러던 것이 '연극'이나 '뮤지컬'로 슬그머니 바뀌어 진행되고 있다. 반목적인 입장에서 보자면 이러한 문화 정책의 편향성은 결과적으로 큰 오류를 범하고 있다고 할 수밖에 없다. 그것은 사람들의 문화적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요소가 공연 예술을 통해서만 확립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연 문화에 그 중요성과 의미를 부여하고 문화 정책을 수립하는 이유는 그것이 문화 현상 전체를 지배하는 것으로 착각하기 때문이다. 또 다른 이유는 시각 문화의 파급력이 공연 문화와 그 성격을 달리하기 때문인 것이다.
문화적 파급력의 전체적 현상을 두고 볼 때 문화적 역량을 보다 강하게 발휘하는 역동성은 시각 문화에 있다고 말할 수도 있다. 시간적이며 공간적 제한성을 지닌 공연 문화와 달리 시각 문화는 그 특성이 개방적이자 지속성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실상 공연 문화에 내재하는 속성들은 시각적 현상을 무척이나 많이 할애받고 있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항상 문화 정책의 지향은 각개 예술 장르들의 통시성을 요구한다. 이들 요청은 문화 정책이 어느 한 영역에 치우치기보다는 융화적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문화 정책은 그 각각의 차이를 강화하는 쪽으로 흐르기보다는 각개 다양한 개별적 예술들이 한데 어우러질 수 있도록 하는 균형 잡힌 정책 수립을 요청한다.
문화적 현상들에 대한 사람들의 요구이자 관심은 실로 다양하면서도 다변화된 구조에 놓여 있다. 이는 개개의 문화적 현상들이 이미 인간의 오감에 따른 속성을 수반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 만큼 문화 정책의 수립 역시 이러한 사람들의 각기 다른 미적이자 예술적이며 문화적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문화적 환경들을 제공할 수 있어야 하는 것이다. 그것들이 우리들의 미적이자 문화적인 삶, 혹은 인간적 삶에 또 다른 의미를 제공하기에 충분하기 때문이다.
홍준화/미학·철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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